이전에 읽은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 가 현재 까지 인류가 이루어 오고 걸어온 길을 소개하고 미래에 대한 예측을 말미에 살짝 다루었다면 그 후속편인 "호모 데우스"는 호모 사피엔스가 "데우스" 즉 라틴어로 "신"을 의미하는 길을 걸어 갈 것인가? 멸종의 길을 갈 것인가를 특유의 입담으로 서술한 책 입니다.
현생 종의 정식 라틴어 학명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굳이 풀자면 "생각하고 생각하는 사람" 이라는 의미 입니다. 호모속에서 현생 인류야 말로 "인지혁명", "과학혁명" 등 생각의 힘으로 이룬 과거의 호모들과는 분명 뚜렷이 구분되는 업적을 이룬 존재 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사피엔스가 과학의 힘으로 미래에는 생명을 창조해 내고,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 즉 신(DEOUS)의 권능을 가진 존재로 진화 할지, 아니면 스스로 창조해 낸 것들에 의해 (예를 들면 인공지능 같은) 멸종의 길을 걷게 될지 그 기로에 서 있는 것, 즉 천국을 건설할지 지옥을 구현할지 갈림길에 있음에 대해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이전 글
[Favorite]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를 읽고, 호모 사피엔스의 끝은 어디로 향할까?
과연 우리는 생명 공학과 높은 수준의 과학 기술로 마치 올림푸스 산의 신들처럼 영원한 생을 이어가고 창조의 힘을 가진 신으로 이 우주에 군림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힘과 능력을 통제 못하고 마치 타락한 루시퍼와 같이 지옥을 만들어 낼 것인지?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3가지 큰 챕터로 다루고 있습니다.
1부 호모사피엔스 세계를 정복하다 에서는 "인류세" 라고 불릴 만큼 자연계와 지층에도 뚜렷한 흔적을 남긴 현대의 가장 막강한 종인 "인간"이 이루어 온 일들을 이야기 하고 하고 있습니다.
사피엔스가 돼지와 달리 "영혼"이라는 특수한 것을 지니고 있다는 그 어떤 마법의 증거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인간이 어떻게 사회와 창조, 파괴의 힘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돌아보고 있습니다.
2부인 "호모 사피엔스 세계의 의미를 부여하다" 편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관념적인 세상", 사회 구조와 정치,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 인간은 이러한 무형의 가치들과 규범을 만들어 내었고 실체가 없는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사회를 구성하고 통제하도록 만들어낸 유일한 존재라고 볼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념과 부여한 의미들이 인간의 행복, 불멸등을 추구하고 있음을 많은 예시를 통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 유발 하라리는 21세기의 인간이 불멸, 행복, 신성을 인본주의와 같은 개념에 부여한 의미를 통해 계속 추구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글을 전개하였지만 마찬가지로 이런 꿈을 실현해 가는 과정의 기술들이 현재의 "인본주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마지막 문구를 그대로 남겨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머리속의 막연한 생각을 이런 명확한 문장으로 표현 할 수 있기에 유발 하라리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인 책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고객과 유권자의 자유의지와 선택이 우리에게 필요한 의미를 제공한다는 전통적 관념에서) 그런데 고객과 유권자가 실은 자유의지로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닫는 순간,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감정을 계산하고 설계하고 훤히 꿰뚫는 기술을 가지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만일 우주 전체가 인간 경험에 묶여 있는데, 인간 경험이 슈퍼마켓의 다른 물건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설계 가능한 제품이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3부는 호모 사피엔스가 스스로 창조 해낸 것들로 인해서 어떻게 "스스로" 지배력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될지? 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목차 제목들로 보자면 "실험실의 시한폭탄", "중대한 분리" (인간 스스로 더 이상 경제적, 정치적 쓸모를 잃고 지능은 의식에서 점차 분리되고 있다.), "의식의 바다" (더 과감한 기술 종교는 인본주의라는 사상의 탯줄을 아예 끊어 버릴지도 모른다.). "데이터교"(모든 유기체 조차도 알고리즘이고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하다.) 등의 제목들 만으로 우리는 그 위협들이 무엇인지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가 책 말미에 정리한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우리가 직면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깨닫고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과학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교의로 수렴하고 있고, 이 교의에 따르면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며 생명은 데이터 처리 과정이다."
2. 지능은 의식에서 분리되고 있다.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들이 곧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과정은 세가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고 합니다. 그 내용도 번역본 원문으로 남겨 보겠습니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일이 일어날까?
호모데우스는 어떤 관점으로 보면 인류라는 "종"이 이렇게 멸종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일종의 "예언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인류는 또 이러한 문제들을 지금은 짐작도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고 전 우주에서 "데우스"에 필적하는 존재로 한 단계 더 진화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모 데우스는 미래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예시들을 많이 들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다양한 분야를 심도있게 이야기 하는 재미있는 교양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위 챕터의 내용은 "전쟁을 먼 시점에서 보다 개개의 개인 중심, 인본주의로 이동해 온 과정을 그림의 역사로 설명한 단락들"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곳곳에 이런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다양한 세계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 "알쓸신잡"의 지식도 많이 얻게 될 것 입니다.
7만년을 이어온 사피엔스(sap?ens) 종은 미래에 데우스(DEOUS), 즉 신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멸종할지? 미래는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가 될지? 유난히 책을 읽어가며 많은 사유를 하게 만든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가볍게 감상을 정리 하자면 인류 종이 멸망하든 말든 제 개인적 욕망으로는 "불로불사의 미래가 내가 죽기 전에 적어도 나에게는 이루어 질 수 있는 꿈이었으면 좋겠다." 랄까요? 요즘 따라 늘어난 흰머리가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어서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