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신과함께를 재미있게 관람했던터라 2편(신과함께-인과연) 나왔다는 소식에 영화를 보러 가자고 매일 조르다 보니 일요일 아침 9시 조조관람을 끊었습니다. 철 모르는 막내도 부모참관으로 같이 관람을 했습니다.
우선 저는 전편인 신과함께 -죄와벌- 을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작 만화는 재미있게 봤던 터라 삼차사와 지옥의 설정이라든가는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나중에 집에 와서 죄와벌을 보고 나니 이 영화는 애초부터 1, 2편이 같이 촬영되었던 것 같고 시나리오 자체가 1,2편을 한편으로 봐도 될 정도로 강한 연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전편을 아직 보지 않았다고 보고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좀 더 상황에 몰입하고 영화적인 재미를 즐기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머와 진지한 전생의 이야기, 그리고 군인인 수홍의 죽음과 재판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중반부가 살짝 이야기가 늘어지며 지루할 뻔 했던 부분을 빼면 영화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관람을 했습니다.
만화와 약간 다르게 영화만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잘 풀어낸 시나리오였습니다. 앞서 말한 살짝 지루하다고 한 구간의 측정 기준은 막내가 몸을 뒤틀기 시작하다 멈추고 다시 집중하던 시점입니다. 정확히 영화 중반부 정도였습니다. 이 부분을 좀 더 조여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개성과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좋았습니다. 강림도령(하정우), 원작 성격과는 살짝 다른 것 같지만 매력 있는 해원맥(주지훈), 그리고 마치 만화에서 뛰쳐나온 듯한 덕춘(김향기), 원작 만화의 성주신과 완전 싱크로율 높은 성주신(마동석), 그리고 1편의 자홍(차태현)의 동생이자 억울한 죽음을 당한 군인 역인 수홍(김동욱, 혹 후편이 제작된다면 진기한?) 모두 나름의 개성이 있고 캐릭터 별 개성이 잘 드러난 시나리오였습니다.
특히 현세에 투자한 성주신이 울먹이며 내뱉는 "아니야 펀드는 돌아온다고..." 이 대사는 제 가슴도 후벼 파는 절로 감정이입이 되는 대사였습니다. 그래 돌아올 거야 뭐 라도...
참 오늘 글에는 영화 자체의 스포일러는 전혀 없으니 안심하고 보셔도 좋습니다. 스포가 없다 보니 내용이 짧아지는 군요.
조조관람을 하고 집에 와서 신과함께 -죄와벌 편도 봤는데 2편의 내용과 매끄럽게 잘 이어지는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동욱의 뺀질뺀질 매력 있는 연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1편이 액션이 더 많은 편이라서 이야기 중심의 2편과는 호 불호가 좀 갈릴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1편과 2편 모두 나름의 충실한 이야기와 특성을 가진 둘다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 합니다.
1편에 살짝 묻어나던 한국영화 특유의 약간의 신파와 눈물을 쥐어짜내는 구성대신 삼차사의 전생과 여기저기 힌트를 주다가 드러나는 반전이 제게는 더 재미있었습니다. 워낙 반전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물론 1편의 귀인이라던 자홍(차태현)의 반전 상황도 반전이긴 하지만 2편과 같이 영화 내내 궁금증을 줄 만큼 롱테이크로 끌고 가는 반전은 아니었던 터라 제 기준에서는 2편의 영화적 완성도를 더 높게 봅니다. 2편의 해원맥(주지훈)이라던가 성주신(마동석)의 유머코드도 적당한 영화상의 양념이 되어 주었습니다.
이래저래 신과함께 -인과연- 편은 아주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충분한 즐거움을 주었던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기준이 아주 높지 않다면 대부분 만족해하실 영화로 추천을 드립니다.
뱀다리
염라대왕역의 이정재도 오랜만에 보니 좋았습니다. 갈수록 무게감이 있는 역이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었군요.
전편의 죄와벌도 그렇고 신과함께 인과연 편도 현재 시점(8/16) 이미 관객수가 1,000만을 넘은 영화입니다. 쌍 천만 영화라니 관여한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파괴지왕 주호민 작가의 징크스가 아주 긍정적인 측면의 파괴적인 효과를 이끌어 낸 모양입니다.
두 편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3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원작 만화의 이야기는 아직 좀 남았거든요.
주호민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는 아닙니다만 소재와 스토리탤링에서 나오는 작품의 힘이 좋습니다. 원작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 http://cokcok.tistory.com/3906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신과함께 만화를 보고 싶기도 합니다. 이 스토리에 작화가 달라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한 마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