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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카페 락툰, 수원 호매실에 있는 쾌적한 만화카페

가끔씩 떠올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중에는 대여해 본 공포의 외인 구단이나 무협 만화를 한쪽에 가득 쌓아 놓고 겨울 따끈한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귤을 까먹으며 읽어 보던 행복한 추억이 있습니다.


물론 제 어릴 때만 해도 어린이가 대본소 만화책을 보는 걸 거의 범죄 수준으로 죄악시(?) 했기 때문에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거나 집을 비웠을 때 누릴 수 있는 어린 시절의 호사중 하나였습니다.


만화방도 대학생 때까지 종종 찾던 곳중 하나인데 지금도 기억에 남는 "용비불패", "생존자", "마스터 키튼", "몬스터", "기생수", "원피스" 같은 주옥같은 명작 만화들을 보았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일을 하기 시작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화방과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분명 약 20여 년 전의 제 기억 속의 만화방은 결코 아이들과 부담없이 함께 갈 수 있는 청정지역은 아니었습니다. 대다수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 당시의 만화방 하면 실내 흡연으로 찌든 담배 냄새에 시간을 죽이기 위해 앉아 있는 청소년부터 아저씨까지의 구리구리한 느낌의 남자들의 전유물이기도 했습니다.


만화카페 락툰


그런데 이 만화방이 발전한 이른바 만화카페는 더 이상 그런 장소가 아니더군요(그러고 보니 여기도 카페가 붙습니다. 스시 카페, 브런치 카페, 애견카페, 고양이 카페, 인터넷카페, PC 카페... 모든 것에 카페를 붙이는게 요즘의 유행이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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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요즘은 그런 과거의 만화방이 확 달라졌다는 이야기는 간간이 듣고 있었습니다. 만화방의 후신인 만화 카페는 아이들과 가족과 함께 가기에도 부담이 없어졌다고 해서 지난 주말 수원 호매실에 있는 만화 카페 락툰에 온 가족이 출동하였습니다. 주말이라 딸 친구 한 명도 같이 데려갔습니다.


호매실 만화카페 락툰 2츧


제가 만화방 가던 시절엔 주로 만화방은 지하에 있었는데, 만화카페 락툰은 채광이 잘 되는 2층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수원 호매실 만화카페 락툰


만화카페 락툰 입구


만화카페 락툰의 입구인데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들어가면 신발을 담는 로커가 있고 실내화로 갈아 신게 됩니다.


만화카페 락툰 요금제


시간당 기본요금제도 있었는데 저는 음료를 포함한 3시간+음료 요금제를 선택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휙 지나가는 곳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만화카페 락툰 내부


좌석이 있는 만화방 구조를 생각했었는데 중앙부는 책장으로 사용되고 창가를 빙 둘러써 2층으로 된 누울 수 있는 자리로 구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크기가 좀 더 큰 가족실도 있었는데 제가 갔을 때는 가족실은 이미 다 사용 중이라 일반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층은 아이들이 사용했고 저와 아내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락툰 2층 좌석


만화카페 락툰 1층 좌석


2층은 채광이 좋고 1층은 상당히 아늑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좌석 형태가 눕거나 엎드려서 편안하게 만화책을 볼 수 있다는 부분이 옛 추억과 맞물려서 상당히 좋습니다.


이렇게 현대의 만화방인 만화카페는 정말 안락하게 만화책을 보면서 먹거리도 여기에서 해결 할 수가 있고 예전 만화방의 조금 부정적이고 음침하던 느낌이 사라지고 없어서 가족들과 함께 오는 것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게 장점으로 생각됩니다.


수원 만화카페 락툰 1층 좌석


락툰 이용시 유의 사항


락툰 좌석


락툰 2층 좌석에서 본 실내 모습


락툰 진동벨


만화 킹덤


자리를 잡고 나서 워낙 오랜만에 만화책을 보는 거라 요즘은 어떤 걸 보는지도 잘 모르지만 몇 년 전에 접한 적 있는 정통 소년만화라 할 수 있는 "킹덤"을 골랐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취향에 따라 그림책이나 이른바 학습만화를 골랐습니다.


"킹덤"은 중국 진나라 진시황의 통일 전쟁을 배경으로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이 있는 전형적인 소년만화입니다.


역사적 설정은 대체로 대략 만화의 배경으로만 사용하고 중2병스럽게 허세 쩔고 괴이한 모습으로 등장했다가 결국 주인공에게 죽어나가는 적들, 순차적으로 점차 레벨업해 등장하는 동료와 적수들 소년만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하는 만화지만 또 이런 게 소년만화의 재미입니다.


만화 카페 락툰 카페


만화카페에 들리는 이유 중 또 하나의 요인은 먹거리입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PC방 먹거리를 탐방하는 프로를 보기도 했는데 만화카페 역시 과거의 쥐포나 단순 과자 같은 단순한 것들에서 벗어나 다양한 먹거리로 만화책을 보는 동안 심심한 입을 만족시켜 줍니다.


사진 속의 카페에서 주문할 수 있는데 각종 음료와 볶음밥, 떡볶이, 라면, 만두, 핫바와 과자류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수원 호매실 만화카페 락툰 음식 가격


만화카페 라면


아이들은 라면, 우동, 볶음밥 등을 주문했고 저와 아내는 김치볶음밥과 라면을 주문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만화방에서는 라면이죠~ 보기에는 저래도 꽤 맛있었습니다.


만화카페 락툰 김치 볶음밥


다만 김치 볶음밥은 그 단짝인 계란이 들어있지 않아 아내가 조금 실망했습니다. 어찌 되었던 이곳에서 가족들 모두 점심 식사를 때웠습니다.


만화카페 락툰


만화카페 락툰


만화카페 락툰


2층의 좌석은 성인 남자에게는 좀 좁습니다. 공간상으로만 보자면 1층 공간이 더 넓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누워서 만화책을 보는 망중한(忙中閑)을 즐긴 것 같습니다. 일상의 복잡다난함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습니다.


만화카페 락툰


수원 호매실 만화카페 락툰 흡연실


흡연자에게는 다행스럽게도 한쪽 구석에 흡연실도 있습니다. 실내와는 차단되어 있어서 실내에 담배 냄새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화카페 락툰 포인트 적립


결국 순식간에 3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계산을 하고 나오니 포인트도 적립이 되는군요. 카카오톡으로 적립내역이 옵니다. 계산할 때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는 게 적립을 위해서였나 봅니다.


거의 20여 년 만에 찾은 만화방, 아니 만화카페 락툰, 수원 호매실에 있어서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야외에 나가기 어려운 추운 겨울 동안은 가끔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들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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