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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 관광특구(신장)에 있는 김네집 부대찌개, 미쓰리 햄버거

한국식의 김치나 두부, 야채들이 들어간 찌개에 떡, 라면, 그리고 제가 농담 삼아 아질산나트륨 맛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대찌개만의 독특한 국물 맛에 일조하는 햄, 스팸, 소시지, 그리고 조리된 콩 등, 국적불명 정말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를 보통 우리는 부대찌개라고 부릅니다.


이 부대찌개는 그 기원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 주변에서 나온 가공육을 솥뚜껑에서 김치와 볶다가(부대볶음) 타지 않게 하려고 물을 섞었다가 이것이 부대찌개가 되었다는 설(다소 맑은 국물의 의정부식 부대찌개) 또는 이 가공육들을 국물이 있는 보통의 찌개에 같이 넣어서 끓인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걸쭉한 평택/송탄식 부대찌개)이 가장 유명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동족 상잔의 아픔의 역사와 함께 태동한 음식으로 볼 수 있는데 한국 전쟁과 상관없이 라면이 생산되는 1960년대에서야 비롯되었다는 설들도 있습니다.


사실 부대찌개의 기원을 연구하려는 것은 아니라서 이쯤하고 지난주에 가족과 함께 평택에 있는 트리하우스를 가는 길에 평택에 있는 송탄관광특구에 들려 그 지역에서 나름 유명한 김네집에서 송탄식 부대찌개를 먹어 보았습니다.


송탄 김네집 부대찌개


송탄은 지금은 평택시에 포함되어 있는 지역인데 "송탄 부대찌개" 같은 부대찌개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정도로 부대찌개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평택 트리하우스 펜션에 가는 길에 있어서 경로를 보고 이곳에 들러서 점심을 부대찌개로 한 끼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송탄관광특구 주변


이곳 송탄관광특구(신장) 지역은 주변에 미군 공군 기지와 같은 미군 부대가 있는 곳이다 보니 상가 간판에서부터 영어로 된 간판이 많이 보이는 독특한 지역이었습니다. 경기도의 이태원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외국인도 많이 보이고 조금 이국적인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


송탄관광특구 골목


송탄관광특구 신장쇼핑몰 주변


공사중인 송탄관광 특구


현재 이 주변은 보행로를 정비하는 것인지 2019년 5월 현재는 주변 길 대부분이 한창 공사 중이라 다니기에 불편함이 좀 있었습니다.


경기도의 이태원 평택, 송탄 관광특구


평택 국제 중앙 시장 근처 철로


거리 끝에 오면 평택 중앙시장으로 이어지는 철길이 보입니다. 300m 남짓 철길인데 이 철길을 따라가면 양쪽 벽면에 벽화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이곳이 목적지가 아니다 보니 일단 지나쳤습니다.


송탄 부대찌개 김네집


철길 부근에 못 미쳐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목적지인 김네 집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맛집으로 소문난 곳인데 생각보다 첫인상이 다소 허름해 보이는 공간입니다. 미리 다른 블로그 등으로 미리 정보를 얻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것 같은 그리 크지 않은 가게입니다.


김네집 정문


김네집 대기실


점심시간이 좀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역시 손님은 많은 편이라 대기표를 받아들고 건너편에 있는 대기실에서 15분 정도 대기해야 했습니다.


김네집 대기실


김네집 대기표


김네집 부대찌개 먹는법


2층에 자리가 나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나름의 부대찌게 먹는 방법과 규칙이 있습니다.


우선 부대찌개를 주문하고 불 위에 올려지면 뚜껑을 열지 않고 우선 끓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부대찌개가 끓으면 일하시는 이모님이 오셔서 그때 마늘을 넣고 저어주십니다. 3분 정도 더 끓인 후 밥을 받아서 부대찌개를 먹게 됩니다.


워낙 내용물이 많기 때문에 우선 밥과 함께 절반 정도를 먹고 나서 나중에 라면을 넣게 됩니다.


김네집 부대찌개


김네집 부대찌개


부대찌개는 이곳저곳 다양한 곳에서 먹어보았는데 우선 햄이나 고기 야채 등 사리의 양이 엄청납니다.


김내집 송탄 부대찌개


송탄 부대찌개, 김네집


밥과 함께 먹어보니 조미료에 적응된 입맛이라 처음에는 부대찌개의 맛이 다소 심심하게도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별도의 조미료는 많이 들어가지는 않나 봅니다. 먹다 보니 국물의 걸쭉하면서도 깊은 맛이 다른 곳의 부대찌개와는 달리 색다른 맛입니다.


아내의 표현대로라면 집에서 재료를 준비해서 부대찌개를 끊인 것 같은 맛이라고 합니다.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은데 조미료 양념이 많이 들어간 부대찌개에 길들여진 저 같은 사람이라면 좀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제 아내처럼 조미료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먹고 나서 한참 나중에도 계속 생각이 나는 맛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부대찌개 라면사리


큰아이 같은 경우에는 맛있다면서 정말 눈으로 보기에도 배가 튀어나올 정도로 꽤 많은 양을 먹었습니다.


부대찌개 사리는 역시 라면


우리 가족은 사실 둘째가 아직 어린 편이라 3인분만 주문을 했는데 사리 양이 너무 많아서 남겼을 정도입니다. 농담처럼 하는 말 그대로 4인분 같은 3인분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총평은 풍부한 사리와 걸쭉한 국물이 꽤 맛이있고 사리의 양도 엄청나다. 하지만 조미료 양념에 길들여진 분들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도 있다. 평소 조미료 첨가를 싫어하는 분이라면 좋아하실 맛이라고 생각된다 정도입니다.


평택 송쓰버거


부대찌개를 먹고 이미 배가 터질 것 같이 불렀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부대찌개 말고 이곳의 또 하나의 명물인 햄버거도 맛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는 송탄 특유의 수제버거집 3곳이 유명합니다. 바로 미스리버거, 미스진버거, 송쓰버거입니다.


그중에 미스리버거와 미스진버거, 이 두 곳은 둘 다 유명한 햄버거집이고 나름 복잡한 사연으로 서로 엮여있다고 합니다. 리어카로 장사를 시작한 리스리버거 주인이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장사를 넘겼고 넘겨 받은 분은 미스리버거라는 이름으로 계속 장사를 하다가 가게를 냈는데 원래의 주인이 귀국하면서 현재의 미스리버거 가게를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미스리버거 가게는 미스진버거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미스리와 미스진버거는 완전히 다른 곳이 아닌 어떻게 보면 서로 깊이 얽혀진 관계하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택 미스리 햄버거


우리 가족은 식사를 한 김네 집과 아주 가까이에 있는 미스리 햄버거를 찾았습니다.


미스리 햄버거 정문


미스리 햄버거 연예인 인증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다녀간 곳이라 그런지 벽면에 연예인과 담은 사진과 사인이 가득합니다.


미스리 햄버거 연예인 사인들


미스리 햄버거 TV 방영


미스리 햄버거 매장 안


평택 트리하우스로 이동을 해야 했고 이미 김네집 부대찌개로 배가 너무 부른 상태라 햄버거는 1개만 포장 주문을 했습니다.


미스리 햄버거에는 옛 맛이 있다.


이미 배가 너무 부른 데다가 햄버거 사이즈도 무척 큰 편이라 4조각으로 잘라서 한 조각씩 맛만 보았습니다.


이 미스리 햄버거의 맛은 최근 국내의 햄버거 프렌차이즈의 햄버거들과는 분명 다른 맛입니다. 제 나름대로 표현하자면 무엇인가 아득한 느낌이 드는 그리움의 맛이라는 느낌입니다.


아재 인증은 아니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OO리아나 OO킹 OO날드 같은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은 거의 없었고 가끔 시장의 노점에서 파는 수제 햄버거만 있었는데 바로 그 시절의 햄버거의 맛이 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부터는 프랜차이즈들이 하나, 둘 생겨났던 것 같은데 그 시절 그 햄버거의 맛들 과 다른 맛에 익숙해져왔던 입맛이어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앞서 그리운 느낌이라는 말을 썼는데 그 이유는 제가 중 고등학교 때쯤 어머니가 성장기로 항상 배고프고 냉장고를 늘 깨끗이 청소해 버리는 우리 연년생 형제를 위해서 학교 갔다 오면 먹으로라고 햄버거 빵과 패티를 사 오셔서 집에서 햄버거를 만들어 은박지에 포장해 두셨는데 물론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바로 그 햄버거의 맛도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왜 보통 요리 만화 같은 데서는 중요한 손님에게 대접을 하는 미션이 주어지고 주인공 요리사가 그 손님의 과거 기억 속의 맛을 재현한 요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해서 손님이 추억과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설정이 늘 나오지 않습니까? 저야 뭐 메마른 감성이라 눈물을 흘릴 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살짝 그런 그리움의 맛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미스리 햄버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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