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아들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수원역을 찾았습니다. 고등학생 딸과 이를 서포트할 아내는 추석이후 바로 중간고사라서 같이가지 못했습니다.
마침 열차타기전에 1시간 정도 여유가 있고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식사를 하러 수원역 2층에 식당가를 들렸는데 토끼정이라는 가게가 보였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수원역에 갈때마다 눈에띄는 외관이긴 했는데 항상 기차 시간에 여유가 많지 않아서 들리지는 못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일찍 역에 도착하기도 했고 시간적 여유도 있는편이라 아들과 함께 들려보았습니다.
볼때마다 가게 외관이 참 독특합니다. 알고 보니 서울역에도 있고 유명 백화점 등에 입점해 있는 일본 가정식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였습니다.
토끼정 가게 이름의 유래는 알고봤더니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마치 옛날 목욕탕 입구 같은 샤시 재질의 출입문과 옛날 주택을 보는 듯한 사각형 모양의 창문도 아마도 컨셉이겠지요?
인테리어 컨셉 자체가 그 옛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어렵지만 정겨웠던 그 시절을 담은 인테리어라고 하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속 ‘정(停)’있는 가게 토끼정 주인은 수수께끼로 가득합니다. 나이는 사십대 중반 정도에 다부진 체격, 그리 무뚝뚝하지 않지만 말은 없고, 고집스럽지만 억지 강요는 하지 않는 바람직한 성격입니다. 토끼정에서는 언제나 주인 혼자서 일합니다. 한 번은 오후 한시 반에 갔더니 이미 식재료가 다 떨어진 적이 있었다. 어쩔 수 없어“알겠습니다”하고 돌아 나오려는데, 주인이 불러 세워 “남은 반찬이 좀 있는데, 드시고 가렵니까?”하고 물었다. “맛있는데요” 내가 말하자, 주인은 “남은 걸 드려서 죄송하죠”라고 짤막하게 대꾸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토끼정 주인’ 中 |
저렇게 수원역 2층 한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그렇게 저렴하지도 않은 가격입니다. 일본 가정식이라고는 하지만 어느정도 한식과 퓨전된 메뉴들이 꽤 있습니다.
제가 갔던 시간은 이른 점심 시간이라서 가게가 막 개점한듯 했습니다. 주로 기차를 타기전 식사를 위해 들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연어를 소재로한 신메뉴가 출시된듯 합니다.
각 테이블마다 테이블오더로 주문을 받고 있어서 등심 카레우동과 명란 크림파스타를 주문했습니다.
두 메뉴 모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이 있었습니다. 뜨거운 카레우동 위에 얹혀진 등심돈까스가 촉촉하면서도 겉튀김의 바삭함도 유지하고 있어서 너무 맛있었고, 명란과 어우러진 크림파스타는 항상 만족스러운 맛을 줍니다.
한끼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하고나니 기차타기 20분전이어서 서둘러 계산을 하고 플랫폼으로 이동했습니다.
다들 즐거운 귀성길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