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당수동 시민농원 코스모스 밭을 찾았습니다.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9월말~10월 초까지 매년 피어난 코스모스와 황화 코스모스 밭이 넓게 펼쳐지는 멋진 곳 입니다. 코스모스가 없을때도 종종 주말의 인물 촬영을 위해 들려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작년 글
이렇게 작년에 담은 사진을 보니 1년 밖에 안 지났는데 올해 담은 사진과 조금 다르군요. 그 동안 사진에 참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1년만에 보니 보정의 느낌이나 색감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태풍 치바가 지난주에 남쪽을 휩쓸었고 지난 주 부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코스모스가 모두 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만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풍성하게 피어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다만 제가 간 날은 바람이 좀 많이 불어서 아이들 감기가 걱정되어 꽃밭들을 돌아보고 서둘러 철수해야 했습니다.
수원 당수동 시민농원 황화 코스모스 밭과 유난히 그림 같았던 하늘과 구름
시민 농원 입구 좌측의 코스모스 밭은 붉고 흰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코스모스가 가득 피어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꽃이 이뻐지면 여성 호르몬이 많아진 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젊은 시절에는 길가의 휴지나 꽃이나 제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레벨의 사물이었는데 요즘 들어서 왜 이리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꽃의 아름다움이 사무치게 다가 올까요? 남자 사십에 찾아 온다는 사춘기(四春期) 인가 봅니다. 10대에 찾아오는(
思春期) 와 유사품 인것 같습니다. 둘다 호르몬의 변화를 동반하고 하나는 눈에 띄게 기력이 쇠하고 하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사람이 만든 그 어떤 것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비견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빠가 이렇게 센치하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머리에 꽃 꼿고 뛰어다니느라 정신 없습니다.
당수동 시민 농원의 장점은 일반 코스모스와 황화 코스모스 꽃밭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어 둘다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장점 입니다. 황화 코스모스 꽃밭을 보기 위해 농원 안쪽으로 발길을 돌려 보았습니다.
꽃밭으로 가는 길에 올해도 어김없이 키보다 큰 억새가 먼저 맞아 줍니다. 가을 느낌을 물씬나게 하는 장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작은 억새 군락을 지나면 탁 트인 황화 코스모스 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올해도 노란 꽃의 물결이 장관입니다. 바람이 잠시 세게 불어 이리저리 일렁이니 더 노란 물결같고 좋습니다.
아쉬운 점은 신축되고 있는 아파트가 내년에는 꽃밭의 전경을 감상하는데 큰 방해물이 될 것이라는 점 입니다.
이번주가 지나면 다음주 정도 부터는 서서히 지기 시작할 황화 코스모스라는 걸 아는지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기저기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느라 바쁩니다.
그 틈에 꿀벌도 부지런히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쁩니다.
이왕 왔으니 올해도 꽃밭속의 아이들 모습도 담아야지요. 수원에 사는 한 매년 이곳의 코스모스가 만개했을때 아이들 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나중에 재미있는 연작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여기 저기 진지하게 사진을 담는 사진 취미 동아리나 사진가, 또는 스마트폰으로 이 가을의 모습을 담으려 여념 없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이제 점점 찾는 사람도 늘어나는 것 같아 요런 요지는 몇몇만 알아야 하는데 너무 많이 알려졌나봐 하는 다소 이기적인 걱정도 해 봅니다.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당수동의 가득 피어난 코스모스 들, 이제 내년에 또 볼때까지 안녕, 올해도 고마웠어~
방문자가 급증해서 확인해 보니 다음메인에 노출되었군요. 방문해 주시고 추천 눌러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