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가족 여행을 가기 전 들려볼 곳들의 대강의 스케줄을 짜면서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 하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반드시 서천국립생태원을 꼭 방문하라는 추천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장항 스카이워크 방문 후의 다음 방문지를 일단 서천 국립생태원으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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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고 실내 전시관 정도만 잠시 둘러 보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 약 2~3시간 정도 일정을 비워 두었는데 예상과 달리 결국 5시간을 머물고도 모든 곳을 다 둘러보지는 못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처음 계획에는 국립생태원 이후에 신성리 갈대밭도 들리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도착해서 국립생태원의 규모를 보면서 일치감치 다음 스케쥴은 포기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경기권과는 꽤 먼 거리이다 보니 널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아이들 데리고 이곳 저곳 꽤 많이 다녀본 저로서도 경기권에 과천 과학관 정도를 제외하고는 견줄만한 시설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국립생태원은 역시 국립 시설 답게 방대하고 정말 알차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특히 겨울 일찍 지는 해의 노을과 어우러진 한국의 습지와 억새밭 풍경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큰 소득이었습니다.
금요일, 평일 정오 정도에 들려서 그런지 방문한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대의 관광버스와 승용차 주차장의 1/3 정도가 차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주말에는 찾는 사람들이 꽤 많을것으로 예상 됩니다.
입장료는 성인은 5천원, 36개월 이상 아동은 3천원, 청소년은 4천원 입니다. 단체인 경우에는 더 할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노란 전기차를 타고 들어가는데 둘째가 신이 났습니다. 별것 아닌데도 너무 신이나서 뛰어 갑니다. 이 노란 전기차를 타셔도 되고 겨울이 아닌 따뜻한 계절이라면 걸어가시면서 사슴들이 뛰어노는 사슴농원을 보셔도 좋습니다. 아무래도 한 겨울 추운 날씨라 저희는 사슴농원은 PASS 했습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참 넓고 큰 곳인데다 주 전시관인 에코리움만 해도 3~4시간 가량 관람을 해야 할 정도로 큰 전시관 입니다.
방문자 센터
전기차는 사슴농원을 지나쳐서 방문자 센터에 내리게 됩니다. 홍보관과 전망대 영상관 등이 있는 건물로 대부분 걸어가면서 관람하고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게 되는 장소입니다. 첫 방문이라면 한번쯤 둘러 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버스가 내려주는 곳은 방문자 센터 2층 입구로 자연스페 2층을 거쳐 1층으로 내려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장항 스카이워크를 갔을때 바람이 그리 많이 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좀 추웠던 모양입니다. 1층 카페에서 아이들은 코코아를 마시고 어른들은 따끈한 아메리카노를 한잔씩 하면서 몸을 따뜻하게 좀 녹였습니다.
금구리 못
방문자 센터를 나오면 바로 나오는 곳이 금구리 못입니다. 계절에 따라서 각종 철새가 머무는 것을 관찰하실 수 있는 곳 입니다.
비치된 3대의 망원경으로 연못을 유유히 부유하는 물새들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하다람 놀이터
아이들과 함께 갔는데 일정이나 시간이 빠듯 하다면 가능하면 이 곳은 빨리 지나치는게 좋습니다만 주변을 지나면 벌써 아이들의 신난 목소리 들이 떠들석 해서 그냥 지나치는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제 경우에도 이곳에서 소중한 관람 시간을 약 1시간 정도 빼앗겼습니다. 뭐 그래도 아이들이 행복하게 신나게 놀았으니 되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몇시간이고 여기서 놀듯해서 다른것 볼 것도 많다고 겨우 어르고 달래서 다음 코스로 이동 할 수 있었습니다.
에코리움
메인 전시관인 에코리움은 하다람 놀이터에서 농업 생태원을 지나서 갈 수 있습니다. 논밭이 있었는데 겨울이라 그저 황량하게 비어 있습니다.
겨울철이라 그런지 억새밭이 참 보기 좋습니다.
메인 전시관인 에코리움의 경우 상설관과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등의 거대한 전시온실과 같은 다양한 전시 시설이 있습니다. 제대로 보려면 하루 종일도 머물수 있을것 같은 규모입니다.
에코리움 스카이뷰
이미지 출처 : https://www.nie.re.kr 국립생태원
먼저 25분에서 30분 정도의 간격으로 상영하는 4D 입체 영상관을 먼저 들렸습니다.
강산이의 모험과 엄마 숲 두 편을 교대로 상영중이었는데 상영 시간은 약 20분 정도 입니다.
4D 영화다 보니 3D 영상에 얼굴에 물이 튀기도 하고 바람이 불기도 하고 의자도 흔들리고 아이들이 너무 재미 있어해서 두 편을 모두 보았습니다.
영상만 보았는데 벌써 오후 2시 배가 고파 2층에 있는 식당 "맛을 담은 정원" 으로 올라갔습니다.
이곳에서 장항 스카이워크 매표 후 받았던 서천사랑 상품권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 상품권은 서천군내 전통시장과 음식거리, 다양한 시설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상설 전시관 입니다. 생태학의 기본 의미, 생태계의 중요성등을 설명하고 있어 전시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들려서 아이들에게 생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관람을 하면 좋습니다.
상설관을 나오면 바로 열대 전시관을 들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규모도 크고 가장 잘 꾸며진 기후관이라 생각되는 열대관은 후덥지근 한 거대한 온실 입니다.
개인적으로 치서스라는 공기중에 길게 뿌리를 늘어뜨려 호흡을 한다는 열대 식물의 뿌리가 가장 신기했습니다. 열대관 안에서 우림의 느낌을 더해 주는 독특한 뿌리이기도 합니다.
밖은 한 겨울이지만 이 전시관 안은 그야말로 열대 우림으로 푸른 식물이 가득합니다. 정말 신경써서 잘 꾸몄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열대관을 둘러보고 나와서는 기획 전시중인 개미 과학기지를 들렸습니다.
나뭇잎을 열심히 잘라다 나르는 개미는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잎꾼개미" 입니다. 나뭇잎 짐을 지고 가는 모습이 참 재미 있습니다. 독특한 것은 이 개미들은 이 나뭇잎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잘라온 나뭇잎에 버섯균류를 재배하여 식량으로 삼습니다.
약 2천5백만년 동안 이런 형태의 농사를 지어왔는데 인간의 농업이 약 1만년을 전후한 것으로 보면 놀라운 생태습성 입니다.
나뭇잎을 지고 달리는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제 2 상설 전시관에서도 생태계의 시스템과 환경 보전과 같은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료들이 많습니다.
두번째 온실인 온대관의 경우 전시관의 절반 정도가 야외인데 추운 날씨라 그곳으로는 나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극지관의 경우는 온실은 아니지만 극지의 생물군과 생태가 잘 재현되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건 역시 이 펭귄들인데 다른 전시된 동물들과는 달리 실제 살아 있는 펭귄들 입니다.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아이의 말이 재미있습니다. "뭐야 여기 동물원이었어?"
지중해관에서 본 바오밥나무, 생텍쥐페리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의 어린왕자 책에서 등장하는 나무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책에서 본 그림 처럼 잎이 풍성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막관에서는 독특한 선인장들도 흥미로웠지만 가장 인기있었던 것은 역시 사막에 사는 동물들 입니다.
특히 사막여우는 정말로 당장 집에 데려다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귀엽습니다. 분명한 것은 인간의 욕심인 것 같습니다. 역시 사막여우는 사막에 살때가 가장 행복하겠죠?
국내에서는 사막여우 종 중 하나인 개인이 키우는 것이 CITES 규약 위반인 페넥여우도 분양을 하고 키우는 경우가 있다는데 이 여우종은 CITES(국제 동식물 거래에 대한 협약) 2급 지정 종으로 의해 개인이 기르는 것은 위반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페넥여우는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의 모델이라고도 하는 군요.
그리고 사막관의 프레리 독도 한 귀여움 하는 것 같습니다.
좀전의 극지관에서 딸아이의 말에 제가 답했습니다. "아무래도 동물원이 맞는것도 같네"
여러관들을 다 둘러보고 나오자 벌써 겨울의 짧은 해가 늬엿뉘엿 넘어가는 중 입니다. 일몰이 일으키는 석양과 주변의 억새밭, 습지의 풍경이 어우러져 풍경이 기가 막힙니다. 생태원에서 오래 머무르는 바람에 원래 가려던 신성리 갈대밭 일정을 취소한 아쉬움이 보상 받은 느낌 입니다.
이렇게 볼거리 많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고 기막힌 석양과 풍경을 안겨 준 국립생태원 방문을 마쳤습니다. 사실 방문전에는 서천이라는 다소 먼 지역에 있는 국립생태원이 뭐 그리 볼 것이 있을까하고 큰 기대를 하지않았던 것이 사실 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들려 보니 아이들이 배울 것도 많고 너무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아이들과 떠나는 여행에 서천 국립생태원을 꼭 추천했는지 알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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