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부에는 너무 뜨거워서 온천을 즐길 수는 없지만 성분에 따라 독특한 색에 다양한 형태의 9개의 지옥으로 불리는 온천들이 있습니다.
이 곳의 온천들은 물 온도가 80~100도 정도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혹시나 온천의 뜨거움을 만끽하려 들어가거나 하면 그대로 이승을 하직하여 진짜 지옥을 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주변에 있는 총 9개의 지옥을 돌아보는 걸 지옥순례라고 하는데 대부분 한곳에 하나의 지옥이 있는데 그 중에서 이 곳 가마도 지옥은 1지옥 부터 6지옥 까지 6개나 되는 지옥을 한꺼번에 볼 수가 있어서 9개의 지옥중 대표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라고 합니다. 패키지 여행의 경우 대부분 나머지 지옥은 들리지 않고 이 가마도 지옥만 들리는데 자유 여행이라면 천천히 주변 지옥을 모두 관람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이 고장의 신을 모시는 가마도하치맘궁 신사 대축제 때 약 90도의 온천 수증기로 밥을 지어 신에게 바치는 것에서 가마도 지옥이라는 이름이 유래 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패키지 여행을 소재한 예능인 "뭉쳐야 뜬다" TV 프로그램에 소개 되면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관광코스가 되었습니다.
입장권이 각 지옥 개별로는 400엔~550엔 ? 정도 한다고 하는데 전체 지옥 통합 관람권이 2000엔 정도라고 합니다. 자유 여행을 하신 다면 참고 하시면 될 듯 합니다. 저야 패키지라서 가이드 분에게 입장 전에 가마도 지옥의 표를 받았습니다.
제 1지옥은 90도의 높은 온도에 점토가 녹아 절절 끓는 진흙탕 지옥 입니다.
바위 사이에서 100도의 증기가 분출되는 제 2지옥에는 가마도 지옥의 상징인 귀신이 있습니다.
비 결정성 실리카가 녹아 있어 코발트색을 띄는 제 3지옥이 있고 이 사이사이에 마실 수 있는 열탕과 온천 수증기를 쐴 수 있는 곳들이 있는데 사람들도 많고 열탕은 비린 맛이 난다는 정보를 이미 접했는지라 마시지 않았습니다. 또 이 곳의 수증기를 씌면 감기에 좋다는데 살짝 이르게 찾아온 더운 날씨라 뜨거운 김을 쐬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도 않고 해서 이 곳은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80도의 뜨거운 온도에 지하 지반이 녹아 분출되는 진흙지옥연못 제 4지옥에는 유명인이 있습니다.
바로 "뭉치면 뜬다"에 나와서 유명해진 가마도 지옥 수증기쇼 장인인 혼다상 입니다. 담배 연기를 입으로 불어서 이 지옥 온천에서 피어 오르는 수증기를 증폭시켜 시각적으로 재미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담배연기와 수증기가 만나면 수증기가 확 증폭이 됩니다. 신기해 보이지만 사실 이 부분은 당연한 과학 원리 입니다. 초등 학교 때 구름 생성 실험 같은 걸 해 보았다면 눈에 잘 안보이던 수증기가 모기향 같은 연기를 만나면 연기를 이루는 이산화탄소, 먼지 입자 주변에 수증기가 모여 응결하여서 구름같이 더 짙어지고 증폭되는 원리와 같습니다.
실제 구름은 기압과 온도 차이, 공기중의 입자들에 의해 생성됩니다.
이런 설명충 같으니...
그렇게 과학적으로 당연한 현상 이지만, 실제로 확 피어 오르는 수증기를 보면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우와!" 하고 소리지르게 됩니다. 여기에 흥겨운 혼다상은 연신 한국어 추임새로 재미를 더해 줍니다.
"신기하네~", "살아있네~",
그리고 어눌하면서 경상도 억양이 묻어나는 한국어 설명들이 분위기를 띄워 줍니다. 아마도 경상도 분들이 많이 다녀갔나 봅니다.
혼다상의 가마도 지옥 수증기쇼는 제 5지옥에서도 이어 집니다.
제 5지옥은 코발트색 물감에 우유를 탄 듯한 예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마도 지옥 온천 중에서도 가장 큰 크기의 지옥연못 입니다. 5 지옥은 색이 옅어지거나 짙어지거나 하면서 분출 성분에 따라 색상이 조금씩 변한다고 하는군요. 우리 가족이 갔을 때는 색이 옅은 편 이었습니다.
제 6지옥은 앞서의 1 지옥이나 4지옥 같이 진흙탕이지만 땅속의 철 성분이 녹아서 좀더 짙은 갈색을 띄고 있습니다.
6개의 지옥을 순례하고 나면 족욕탕에 잠시 발을 담그고 발의 피로를 풀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뜨거운 편이었는지 두 아이는 살짝 발을 담그다가 말았지만 저와 아내는 뜨끈한 온천 물에 발을 좀 담그고 있었더니 조금 덥긴 했지만 발이 편안해 졌습니다. 짧은 여행이고 전세 버스를 타고 다녀서 그다지 안 피곤하다고 생각 했었는데 발의 피로가 좀 쌓였었나 봅니다.
발을 따끈한 족욕탕에 담그고 앉아있자니 노곤하게 졸음까지 오더군요.
온천 족욕 후에는 온천 물로 삶은 달걀과 구슬 사이다를 맛 보았습니다. "뭉쳐야 뜬다"에서 멤버들이 먹던 그대로 군요. 다만 아이들이 배가 고팠는지 달걀을 더 먹고 싶다고 해서 이 달걀을 몇 개 더 사서 먹어야 했습니다.
스탬프 투어 같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나오는데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 할 거라 의미는 없었지만 아이들이 입장권 뒷면에 스탬프를 찍는 걸로 가마도 지옥 순례는 끝났습니다.
패키지 코스는 가마도 지옥만 포함되어 있어 다른 지옥들을 둘러 보지는 못했지만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의 연못이라서(90도의 펄펄 끊는 바다지만) "바다지옥" 같은 흥미로운 지옥들이 근처에 대부분 있다고 하니 자유 여행이라면 전체 지옥 순례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마도 지옥 인근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이라 곳곳에 한국어 간판이나 이정표도 많이 보여서 주변을 돌아보는데 큰 불편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