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명소인 추억의 청춘뮤지엄은 용문산 관광단지 초입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근처에는 용문사가 있고 관광단지 주변에 조성된 공원도 잘 꾸며져 있습니다. 사실 연인들이나 친구들끼리 더 많이 찾는 장소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들리셔도 괜찮습니다.
용문산
경기 양평군 용문면(龍門面)과 옥천면(玉泉面)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157m에 이른다. 양평(楊平) 북동쪽 8km, 서울 동쪽 42km 지점에 위치한다. 광주(廣州) 산맥계에 속하나 독립된 한 산괴로서 산체(山體)가 웅대하여 동서 8km, 남북 5km에 걸치고, 용문산을 주봉으로 하여 동북동 5.5km의 도일봉(道一峰:864m), 동쪽 4.5km의 중원산(中元山:800m), 남서 3.5km의 백운봉(白雲峰:940m) 등 지봉(支峰)이 용립(聳立)하여 연봉을 이루고 있다.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이곳 용문산에는 용문사(龍門寺), 상원사(上院寺), 윤필사(潤筆寺), 사나사(舍那寺) 등 고찰들이 있고 용문사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나무이며 그 추정 수령이 무려 1,100년이나 됩니다.
우리 가족은 우선은 청춘뮤지엄을 둘러보고 용문사에 올라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5월초 였는데, 한국 날씨가 년중 5월초 같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살짝 덥기는 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용문산 관광단지 초입에는 나중에 몇가지 더 보여드리겠지만 재미있는 트릭아트 벽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화장실 벽에 그려진 그림들도 나름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추억의 청춘뮤지엄은 일종의 복고 문화 체험관 입니다.
1970~80년대 거리 풍경과 일상, 문화 등을 총 8개의 테마로 재미있게 구성해 놓았으며 100여 가지 다양한 체험거리와 포토존이 있습니다.
70/80 시대를 사신 분들에게는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들에게는 옛 시대의 놀이나 문화가 이색적인 재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아 전 나이가 어려서 전부 생소하고 이색적인 풍경들이었습니다.
(무리수를 던져서 죄송 합니다 ㅜㅡ. 사실 목욕탕이 있는 전시실에서 갑자기 유치원 같은 별님반 예쁜 여자아이와 마주쳤던 그때 시절이 떠 올랐습니다. 무언가 엄청 부끄러웠던지 그 날 이후로 엄마 따라 여탕에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박물관 입구에는 옛 시대의 교복을 갈아 입어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진학할 때 교복 자율화가 막 시행된 세대라 실제로 이런 교복을 입어 보진 못했고 동네 형들이나 누나들이 입은 것은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 그래도 교련복은 저도 입었었군요. 제 기억에 저 교련복은 마치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인 듯 정말 통풍 자체가 안되던 옷이었습니다. 5, 6월 교련 시간에 저걸 입으면 어찌나 더웠던지... 불편한 옷이기도 했지만 제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벌써 마치 군사정권 시절, 구 시대의 상징 같은 느낌이라서 입는 걸 엄청 싫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일부러 입고 활보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재미있기도 합니다.
입장료는 대인 6,000원 소인 5,000원 입니다. 다만 알몸 입장인 경우에는 무료로 입장 입니다. 혹시 그 동안 무료로 입장한 용자가 1분이라도 계실까요? 문득 궁금해 집니다.
입장권으로 손등에 도장을 찍고 들어갑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뭐 거의 다 이런 화장실이었는데,(목제가 바닥이 대부분 시멘트로 변한 것 빼고는) 이 때도 주변 친구들 중에 드물게는 똥간이라 불리던 이 화장실에 빠지는 사고가 있기도 했습니다. 아 여기 않아 볼일을 보려면 집 밖 한참 떨어진 곳에 있어 밤에 가려면 너무 무섭고 낮에 가도 끔찍하던 구더기들과 그 파리떼들...... 수세식 좌변기 화장실과 비데에 익숙해진 이젠 참 상상도 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의 만화방에서 그때만 해도 성인 작품인 줄 모르고 고우영의 "일지매" 같은 만화 시리즈를 봤습니다. 조금 야하긴 했는데 만화방 아주머니도 제지 하지 않으셨던 기억이... 이 시절엔 여름철엔 당연히 이른바 "난닝구"(런링)만 입고 다니는 대다수 아이들과 간혹 동네 아저씨들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가끔 여름철 관광지에서 보게 되는 런닝 차림인 중국 관광객을 보면서 생경함을 느끼는데, 시대도 인식도 10~30년 사이에 참 많이 바뀌는구나 하는 감상적인 생각이 듭니다.
동네 모든 아주머니 헤어스타일은 바로 목욕탕 아주머니의 저 파마머리로 통일되어 있었던 시절, 지금의 인식과 달리 좀 덩치가 작은 초등학생 1~2학년 남자 아이들이 엄마 따라 여탕에 가기도 하던 시절 이었습니다. (목욕탕 아줌마의 질문에 그만 정직하게 대답해서.....내가 7살이라고 하라고 했지?, 라며 아들 두들겨 패는 엄마들이 가끔 보이기도 했죠) 제가 초등학교(그땐 국민학교) 3학년 때를 기억해 돌아보면 이미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 것 다 알았는데 말입니다. (>_<)
심하지 않긴 해도 청춘뮤지엄의 일부 전시관은 약간의 성적인 코드도 담고 있기에 이런 부분이 마음에 걸리시는 경우는 아이들과 가지 않는게 좋을 듯 합니다. 제 경우에는 약간의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이 정도의 성적 코드는 그다지 큰 문제 될 것은 없다는 생각 이긴 합니다.
재미있는 포토존들이 많으니 사양하지 말고 즐기시길 바랍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모든 포토존에서 사진을 담아 달라고 해서 쫒아 다니느라 좀 바빴던 것 같습니다.
옛 교실의 모습을 재현한 곳도 있었는데 저렇게 교실 뒤편에 포스터 걸어 두던 재현이 깨알 같습니다.
전 부산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서 교실에 난로는 없었지만 그 시절 전국 대부분 교실에 이렇게 난로도 있고 도시락도 올려 놓고 그랬었다죠?
웃음이 나는 급훈도 걸려 있군요. 당시에는 실제로 저렇게 말 하는 선생님, 부모님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청춘뮤지엄을 다 둘러 본 후에는 용문사에 가보았는데 올라가는 길은 그리 길지 않아 약 20~30분 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왔다면 굳이 용문사 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더운 날씨에는 짧은 거리긴 하지만 한참 오르막 길을 올라야 되어서 아이들에게는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일단 볼거리는 용문사에 올라 가기전 길 바닥의 트릭아트와 공원시설 뿐 입니다. 용문사에는 10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긴 한데 이것 말고는 솔직히 볼 거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을 독려하며 올라가긴 했는데 다 올라가 보니 살짝 허무함이 있었습니다.
이 추정 수령이 1100년인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높이 42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 14m로 가지는 동서로 28.1m, 남북으로 28.4m 정도 퍼져 있어 실제로 보시면 엄청나게 큰 나무 입니다.
이 나무의 나이를 추정하는 근거는 용문사의 창건연대와 관련하여 산출하고 있습니다. 용문사는 649년(신라 진덕여왕 3)에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하며 그 이후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나무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화가 있는데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설과,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고 갔는데 그것이 자랐다는 설 2가지가 있습니다. 또 조선 세종 때 당상직첩(堂上職牒) 벼슬이 내려졌다고도 합니다.
사실 용문사의 경우 고찰 보다는 다소 경내에 무분별 하게 새로 지은 건물들이 많아서 절 경관 자체로는 크게 볼만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일주문 이전 초입에 있는 공원이 참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들과 아이들과 산책을 하고 공원내 개울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걸 더 추천 드립니다.
몇 가지 기대와 달랐던 부분도 있지만 용문산 관광단지와 추억의 청춘뮤지엄은 양평에 간다면 한번쯤 들려 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곳 입니다. 특히 연인들이라면 청춘뮤지엄에 들려 교복을 입고 사진도 담으면서 한번 추억을 만들어 보시고 가족들과 함께하면 70 80년대의 시대의 추억에 잠기거나 생경한 옛날의 모습들을 간접 체험하게 해 주는 것도 여행 중의 즐거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