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가족이 중국 상하이(상해)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국내 여행이 아닌 해외여행은 휴양지 또는 패키지 만능주의입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신경 쓸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그런 제 주의를 무너뜨리는 자유여행입니다.
모든 것은 갑자기 늦 봄에 와이프가 아주 저렴한 중국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아내의 친구가 살고 있는데 그 친구도 만날 겸 여행도 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뭐, 여행은 아내가 시작했으니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즈음이었나 봅니다. 요즘 따라 자기 일도 하고 아이들 건사하느라 바쁘던 아내가 제게 툭 던졌습니다.
"상하이 여행 스케줄은 당신이 한번 짜보지?"
두둥, 이 한 마디로 귀차니즘의 상징물 같은 저는 난생처음 자유여행을 준비하느라 조금 바빠졌습니다.
상하이의 밤
출처 : pixabay 무료이미지
비자 만들기
요즘은 무비자 관광이 가능한 곳들도 많지만 중국은 여행에도 비자가 필요한 나라입니다. 스케줄에 앞서 비자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좀 알아보니 직접 방문한 경우 약 6만 원대인 개인별 비자보다(대행사나 여행사에 위임 시 수수료 포함 7~8만 원) 2인 이상인 별지 비자가 훨씬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별지 비자는 사진도 필요 없고 필요 서류도 훨씬 간소합니다.
가격도 대행사를 통해도 4만 원대로 개인 비자 보다 저렴한 편이어서 2주 전에 이걸 신청하려 했는데 제가 신청하려던 시기에 별지 비자 발급이 잠시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별지 비자가 저렴하고 좋기는 한데 발급일로부터 15일 이내 출국이 필수라서 출발 전에 발급 일자를 맞추어야 하고 가끔은 이처럼 잠시 중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결국 개인별 비자를 신청하여 무사히 발급받았습니다. 전 시간이 없어서 대행사를 통해 신청을 했는데 여유가 있으시다면 직접 신청하면 개인당 1~2만 원 더 절약이 됩니다. 제 경우는 신청하러 가고 또 찾으러 가고(우편 수령은 요금이 추가됨) 2번이나 방문하기에는 여유 시간을 낼 짬이 없어서 그냥 맘 편하게 대행사에 위임했습니다.
비자 발급 시 반드시 사진이 필요한데 어떻게 보면 여권 사진보다 더 까탈스럽습니다. 증명사진을 찍을 때 사진관에다 중국 비자 발급 용도라고 미리 말씀 주시는 게 좋습니다.
여행 스케줄 짜기
"그냥 친구네 집주변 산책하고 시내 한번 돌아보는 것 아니었어?"
하긴, 상하이까지 갔는데 5일이나 집 주변 산책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가볼 만한 곳을 찾아보고 와이프의 친구에게도 추천을 받아서 2일은 친구집에서 묵고, 2일은 관광지 주변 호텔에서 묵는 일정으로 열심히 스케줄을 만들었습니다.
차를 타고 있으면 그냥 여기저기 데려다주는 패키지와 달리 자유여행은 열심히 이동 경로와 이동 수단을 찾고 구글 맵을 뒤져가며 동선과 이동시간도 체크해야 되니 생각보다 할 일이 꽤 많았습니다.
저는 PC에서 구글 지도를 띄어놓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타야 할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위치를 확인하고 (악명 높다는 상하이) 택시를 타고 갈만한 거리인지 아니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지 같은 교통 편이나 소요 시간 등을 예상하고 잡기에 좋았습니다.
유명한 곳은 "동방명주" 같이 한글로 쳐도 위치가 잘 나옵니다. 한글로 찾을 수 없는 곳은 해당 지역의 한문을 네이버나 다음에서 찾아서 넣으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미리 길 장소 라벨이나 길 찾기 경로 등을 만들어서 내 지도로 저장해 두는 것도 편리합니다.
장소 라벨
경로 내 지도로 저장
참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는 구글 맵이 막혀있습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다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중국에서도 구글 맵을 쓸 수가 있는데 아래 중국 유심 부분을 읽어보세요.
스케줄을 다 짜고 나니 자 이제는 티켓과 숙소 등의 예약들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숙소 예약
숙소는 4성급 호텔을 잡았는데 생각보다 저렴했습니다. 상하이 남경 동로 근처에 있어 동선도 괜찮은 편이고 평도 좋았습니다.
호텔 예약은 상하이 호텔로 검색 포털에서 찾아보시면 트리바고, 아고다, 각종 여행 관련 상품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고다를 이용했는데 세상 참 편리해졌습니다. 웹으로 리버 뷰의 방을 고르고 결제까지 하는데 10분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웹으로 예약하고 나면 바우처라 부르는 예약 정보가 담긴 문서가 E메일로 오게 됩니다.
대부분 출력물만 인정하는 경우가 많으니 꼭 메일로 받은 바우처는 출력을 해서 가져가세요.
호텔뿐 아니라 유스호스텔 등도 이런 방식으로 예약이 가능했습니다.
단 평이 좋고 위치가 좋은 곳은 예약이 빨리 마감될 가능성이 있으니 가능한 미리 해 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각종 티켓, 현지 여행 상품 예약
미리 지하철이나 시티투어 PASS 등을 사두어도 좋은데 제 경우에는 지하철은 하루만 이용해서 현지에서 끊어서 이용하려 마음먹었습니다.
상하이 지하철 타는 법 같은 유튜브를 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제가 예약한 것은 2가지입니다. 애초 계획은 동방명주도 예약하고 몇 가지 더 예약 계획이 있었는데 너무 일정이 빠듯하기 보다 여행에 여유를 즐기고 싶어서 처음 계획에서 제외해 버려서 예약할 사항이 줄었습니다.
황포강 유람선 티켓
야경 시간대 혹시나 사람이 몰려서 현지에서 티켓이 조기 마감될 우려가 있어 사전 예약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예약 상품들이 많습니다.
우전 야경 투어 현지 가이드 상품
수향 마을로 유명한 우전은 사실 상하이에서 꽤 먼 거리라서 자유여행객이 쉬이 갈 수 있는 장소는 아닙니다. 집합 장소에 가면 현지 여행사 가이드가 차로 이동을 시켜주고 한국말 가이드도 해 준다고 해서 현지 여행 상품을 예약했습니다.
검색에서 "우전 야경 투어"를 입력하면 다양한 현지 여행사 상품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중국 현지 유심
일본에 갔을 때는 와이파이 도시락이라 불리는 LTE 공유기를 이용했는데 아주 저렴한 가격에다 모여서 같이 다닐 때는 좋았는데 흩어지면 떨어진 사람은 인터넷이 되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와 저 각각 중국 데이터 유심을 준비했습니다.
참 좋은 시대라고 아까 이야기했었나요? "중국 유심"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옵션의 유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 2만 원대의 2GB 데이터 유심이면 충분할 듯했습니다.
특히 구글 맵, 카톡과 페이스북이 된다고 하는 유심을 구입했습니다. 구글 맵으로 열심히 이동 경로 등을 미리 저장해 두었는데 현지에서 지도가 안되면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지의 아내 친구와 원활한 연락을 위해서 중국의 카카오톡이라는 위챗을 미리 깔아두었습니다.
VPN
후기에서도 해당 유심 사용시 구글 맵 잘 되었다 라는 내용이 있었지만 제 성격이 워낙 의심과 걱정이 많은 편이라... 후기와 다르게 안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여행 계획은 구글 맵을 기반으로 만든거라 그 걱정이 더 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많이 쓰인다는 Express VPN 과 보험을 위해서 한 두가지 더 폰에 설치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VPN 프로그램은 설치 후 약 7일간 무료체험기간이니 출발전 날짜를 잘 보고 설치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가서 사용할 일이 없으면 가장 좋겠지만 만일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 설치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환전/결제수단
중국 현지에서는 위챗페이를 많이 쓴다고 합니다. 중국 계좌가 있어야 한다는 말들도 있고 일단 혹시나 해서 아이폰에 앱을 받아보았는데 중국어 표기라 이 수단은 바로 포기했습니다.
VISA/MASTER 카드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고 해서 Union Pay(은련카드)를 새로 발급받았습니다. BC 계열사 은행권 카드 등에서 다양한 Union Pay 카드 상품이 있으니 발급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전 우리은행에서 발급하는 은련카드를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수령받았습니다.
카드 외에는 역시 현금입니다. 현금 환전은 근처 하나은행에 들려서 해도 되지만 요즘은 하나은행 환전 앱도 있어서 앱으로 환전하고 인천공항 등에서 찾아서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대충 이렇게 여행 준비가 끝났습니다. 사실 다른 무엇보다 스케줄 짜기가 힘들었습니다. 역시 귀차니스트에겐 패키지가 딱인데... 처음 계획은 항주도 현지 여행사 통해서 다녀 오려 했는데 일정이 너무 빡빡하면 그것도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다소 여유 있는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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