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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많이 사용되는 짤방, 밈의 원전(원작)을 찾아서

아마도 지금과 같은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문화라고 해야 할까요? 최근에는 일상에서 다양한 상황을 원작의 이미지의 대사를 살짝 비틀어 더 확실하고 유머러스하게 전달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 짤방이란 것이 어떤 상황을 구구절절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른바 "짤방"이라는 사진 한 장이 그 상황을 명확히 보여 줄 수도 있고 때로는 상황을 비틀고 과장해 더 큰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인터넷의 새로운 이 놀이문화가 꽤 오래되다 보니 지금도 널리 쓰이지만 종종 이제는 그 원본이 뭐였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맨 처음 이런 짤방이란 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아무 쓰잘데 없는 때로는 너무 기발하고 때로는 너무 적절한 상황을 묘사하는 짤방 몇 개의 대표적인 근원을 한번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읽으면서 너무 진지 해지지 말기...

 

웃기는 기린 얼굴

이미지 출처 : pixabay 무료 이미지

 

제가 가장 최근에 재미있게 본 짤방은 2컷으로 구성된 "나를 모욕할 셈인가? 나를 돈으로 사려고 하는 겐가?"로 화를 내던 화자가 앞에 반전으로 "라고 꾸짖기에는 너무 큰돈이었다"로 이어지는 구성의 만화 패러디 물입니다.

 

원작 컷만 그대로 따로 떼어내어도 절묘한 표현이 가능해서 보통 원작의 대사에서 큰 변형 없이 쓰이는 유형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일종의 밈(Meme, Internet meme)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도 재미로 확대 재생산되지만 때때로 동종의 만화가 웹툰 작가가 다시 재활용하기도 합니다.

 

네이버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네이버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패러디2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날 모욕할 셈인가 나를 돈으로 사려는 겐가

출처 : 바키 시리즈

 

이 패러디물의 원작은 제가 보기에는 다소 내용 자체가 괴상했던 격투 만화 "바키" 시리즈입니다. 작중에서 일본의 무도가 "미야모토 무사시"를 현대 과학의 힘을 빌려 되살린다는(실제로는 유전자 복제체를 만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생물학자인 존 호너 박사에게 이 일에 대한 제의를 하는 장면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생물학계에서 닭의 유전자를 이용해서 현대에 공룡을 만들려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실존하는 생물학 박사의 이름이 "잭 호너"라는 점입니다.

 

이전 글 링크

예전과 달라진 공룡들, 티라노사우루스 자세와 깃털 공룡 그리고 새(치키노사우르스 만들기)

 

 

이와 같이 원작의 장면의 대사나 구성을 손대지 않고 변형 없이 사용해도 그 자체가 이미 훌륭한 "밈"이 되어주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너는 이미 죽어있다.

출처 : 북두의 권 짤방

 

한국에서 정식판이 나오기 전 수많은 해적판이 난립했던 북두의 권(또는 북두신권 - 해적판 제목)의 주인공 켄시로의 이 명대사는 인터넷 시대가 오기 전에도 이미 10대들 사이에는 유명한 유행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짤은 원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요즘 중학생, 고등학생 중에는 북두의 권을 모르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아재...)

 

인터넷에서 많이 사용되는 짤방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계획대로

 

영화화도 되었던 만화 데스노트의 주인공 아가미 라이토의 "계획대로" 또는 "계획 대로야"도 유명합니다.

원래의 일본어 대사는 번역하면 "이겼다, 계획대로"라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사용되는 짤방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계획대로

 

위와 같은 유형은 흔히들 하는 대사 수정보다는 표정이나 모습을 흉내낸 패러디 사진이 많은 밈입니다.

 

또 다른 요소는 아래와 같이 대사 칸을 수정해서 재미있게 만든 패러디들도 있습니다.

 

어머 저건 사야해

이미지 출처 : nba마니아

 

위의 "어머 저건! 사야 해" 같은 짤이 대표적인데 원래는 "아!"라는 짧은 감탄사에 상황을 더 재미있게 꾸밀 수 있는 대사를 넣어서 유명해진 짤방입니다.

 

이 표정에는 원래 저 대사였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싱크가 잘 맞는데 이 이미지의 원본은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의 엄지가 기차 창밖을 보고 놀라는 장면입니다. 저도 검색을 통해 발견했는데 이미지 출처가 이현세 옹의 작품 중 하나겠거니 했지만 공포의 외인구단 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공포의 외인구단"도 알고 계신다면 이미 아재입니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미지 출처 : nba마니아

 

조삼모사 패러디

이미지 출처 : 진리를 담는 그릇 블로그

 

워낙 많은 패러디가 있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법한 조삼모사 패러디, 이 패러디의 백미는 "그럼 OO 하든지"라고 돌아서는 사람의 어께를 잡고 "OO마저도 하겠습니다." 하는 대사입니다.

 

이 조삼모사 원본은 1994년~1995년 까지 월간챔프에 연재했던 "출동 먹통X" 라는 개그 만화를 그린 만화가 고병규씨가 취미로 싸이월드에 그린 2컷 만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고병규씨는 사실 이 작품보다 조삼모사 패러디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고병규 작가는 엠게임 게임 원화가로 입사해 현재는 게임 개발자로 변신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사용되는 짤방

출처 : 나무위키 출동 먹통X

 

조삼모사

이미지 출처 : 진리를 담는 그릇 블로그

 

그리고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는 "질러라" 짤방

 

질러라 패러디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지상 최강의 남자 류

 

이 이미지는 지름신을 표현하면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다양한 비틀기가 있습니다.

 

"네가 언제는 돈이 있어 질렀더냐?", "우리에는 12개월 할부가 있다" 와 같이 다음 이미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질러라 패러디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지상 최강의 남자 류

 

사실 이 이미지는 마징가 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한 나가이 고 원작의 괴랄한 만화로 유명한 "지상 최강의 남자 류"에 나오는 캐릭터로 무려 부활한 예수라고 합니다. (그 정체는 사실 예수로 위장한 악마, 뭐가 악역 정체가 일케 복합 중첩적이야?)

 

사실 이 만화는 저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작품은 어디서 찾아내는 걸까요?

 

반드시 류를 죽인다는 대사를 "질러라" 라고 바꾼것에 불과하지만 누가봐도 지름신의 포스를 느끼게 해 줍니다.

 

지상 최강의 남자 류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지상 최강의 남자 류

 

마지막으로 아래는 "일어나" "OO 하러 가야지" 같은 패턴에 자주 쓰이는 짤방입니다.

 

플루토패러디 1

지옥 트레이닝

 

플루토 패러디2

어디 가야지, XX 해야지 등 다양한 패러디

 

이 패러디의 원작은 플루토라는 데즈카 오사무 원작의 "아톰"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지상 최강의 로봇"편을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작가가 오마주하여 자신의 스타일로 재 창조해 그린 작품입니다.

 

사실 우라사와 나오키 작가의 작품중 "몬스터", "20세기 소년" 같은 작품은 뭐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특히 "마스터 키튼" 같은 경우에는 제가 좋아하는 역사와 고고학 이야기가 나와서 저도 엄청 좋아했습니다.

 

풀루토 표지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플루토

 

다만 원작의 내용을 보니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을 위와 같은 패턴으로 최초로 만들어낸 사람의 상상력이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플로토 원작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식인

 

오늘은 가볍게 인터넷에서 이른바 짤방 또는 밈으로 이야기되는 이미지 패러디물 중 유명하고 많이 쓰이는 것들에 대해 알아봐야 아무 쓰잘데 없는... 원작을 알아보았습니다.

 

재미난 것은 물론 저도 몰랐던 원작들이 있지만 특히 연차가 오래된 것들의 원본, 원작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세월이 10년쯤 흐른 후에도 이 밈들이 유효하다면 그때쯤이면 누구도 이게 어디에 나왔던 것인지 모르고 사용하는 관용적인 이미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나무위키 자료를 많이 참조했습니다. 다른 분야에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위키인지 모르겠지만 서브컬쳐에 대한 정보에 한해서는 여기만큼 큼 충실한 이야기거리가 있는곳도 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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