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섹 수술 후 4년 후 근황 및 후기 겸 잡담, 라섹 해도 될까?
라섹 수술을 2017년도 8~9월경에 받았으니 거의 4년이 지났습니다. 전 수술 후에 염증 때문에 각막 천공이 생길 정도로 고생을 엄청 하기도 했는데 시간이 약이라고 이제는 그런 문제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잘 지나갔습니다.
늦은 나이에 수술을 받다 보니 회복도 더디고 남들 안 하는 고생을 더 많이 하기도 했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서 라섹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만약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해라"입니다. 신체의 성장이 20대 초반까지도 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너무 이른 것은 권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젊어야 회복도 빠르고 후유증도 적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이유가 좀 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무 논리의 이야기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 이런 생각의 사람도 있구나 하고 편하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저는 이제 안경이 필요 없어 집에서는 안경을 안 쓰지만 출근하거나 외출할 때면 도수가 없는 안경을 씁니다. 이미 제 얼굴은 30년 넘게 안경을 쓰면서 안경에 맞춰진 안경을 쓴 게 더 적합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안경을 벗으면 정말로 밋밋하고 어색한 얼굴이 됩니다. 게다가 이젠 노화로 가릴 수 있는 게 있으면 얼굴을 더 가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도수 안경을 쓰는 이유는 염증이 어떤 약한 찔림으로 인해 발생해서 트라우마가 생겨서이기도 합니다.
30년 넘게 안경을 쓰다 벗으니 왜 이리 눈에 튀어 들어오는 게 많은지요? 양파 썰다가 양파 조각이 눈에 튀어 들어오기도 하고 커피를 타느라 스푼으로 젓는데 느닷없이 커피 방울에 눈에 튀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안경 방어막이 있었다 보니 이런 소소한 것들이 눈에 튀는 상황에 빠르게 눈을 감지 못하고 몸이 늦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즉 안경 쓴 기간이 너무 길어서 얼굴이 안경에 맞추어지고 스스로 안경에 너무 적응하기 전에 안경을 벗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 늦은 나이에 라섹을 하다 보니 회복이 일반적인 경우 보다 느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들 두 배로 고생을 한 것 같습니다. 수술 후에 염증으로 생 고생을 했던 것도 그렇지만 안구 건조증이 1년 넘게 이어져 이 시기에는 수술 한 걸 후회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정말로 인공 눈물을 달고 다녀야 했던 시기입니다. 난방 틀면 건조해져서 안구 건조증 심해지고 냉방하면 에어컨 때문에 안구 건조 오고... 가을이면 건조해서 안구 건조하고... 컴퓨터 오래 보면 오래 봐서 안구 건조... 여하튼 일상 생활이 인공 눈물 없으면 영위가 안될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면역력 좋고 자가 치유력 좋은 20대 30대에 수술 받는 게 가장 좋고 한 살 이라도 더 젊은 때 하는 걸 추천합니다.
세 번째는 겨우 근시를 없애고 안경 벗고 생활하나? 했더니 곧 찾아오는 노안입니다. 라섹 회복되고 안경 없이 선명한 시야를 누린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슬슬 노안이 찾아왔습니다.(ㅜㅜ) 가까운 게 잘 안 보이기 시작하면 참 답답합니다. 안경 겨우 벗었는데 환승해 갈아타듯 원시용 돋보기안경이 필요해진다면 안경 안 쓰는 기간이 너무 짧잖아요? 안경 없는 젊음을 오래 누릴 수 있게 한 살이라도 더 젊... (떠흑...)
뭐 이런저런 이유를 달긴 했는데 결국은 안경 안 써도 되는 요즘이 좋습니다. 특히 여행하거나 야외 활동을 할 때 안경이라는 것이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부분에서 불편을 줄 때가 참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해방되는 게 비록 노안이 찾아왔더라도 참 좋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라식 시술이 어려워 (각막이 얇다던가, 고도 근시라던가) 라섹을 고민하는 분에게 별
로 도움이 될 잡담은 아니겠지만 그냥 저는 그랬다고요. 이런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안구 건조는 특별히 무리를 하거나 에어컨이 강하게 나오는 회의실 같은 데서 하루 종일 있거나 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완화되었습니다. 워낙 고도 근시였던 데다가 늦은 나이에 라섹을 해서 시력이 막 1.0 이상으로 나오고 그러진 않지만 일상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의 시력은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0.8 정도?)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분명히 아예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장단점이 있으니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