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중 하나로 제가 살고 있는 수원의 장안구와 팔달구에 걸쳐 5.4 킬로미터에 달하는 성곽입니다. 조선시대의 성들이 대개 그렇듯 관가와 민가 전체를 감싸는 형태로 지어진 읍성 입니다.
조선 22대 왕 정조가 죄인으로 죽어간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지은 성인데 그가 꿈꾸었던 군사, 경제, 농업 도시로써 이상이 반영되어 건설된 이성은 조선시대 성곽 건축의 집약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입니다.
당시 성곽 건축의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고 실학자인 정약용의 거중기를 이용해 지어지기도 한, 조선 시대 후기 성곽 기술의 정수가 담긴 건축물 이기도 합니다.
동북공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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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조금 딱딱할수도 있는 수원 화성의 4대문과 수문, 암문이 어떻고 장대가 어떻다거나 돈, 치 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주말에 화성을 아이들과 다녀온뒤 인터넷으로 자료를 모으고 수원 화성의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써볼까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화성을 방문하고 성곽 건축물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지만 가장 크게 직접적으로 느낀 부분은 바로 수원 화성과 그 주변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은 접어두고 오늘은 수원 화성에서 느낀 아름다운 풍광(風光)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수원 화성의 건물들과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수원 화성 주변에서 볼수 있는 산수유 열매
오늘도 사진이 좀 많다보니 스크롤의 압박이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서 동영상으로 준비를 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린다는 연무대 주변에 원래는 화성 열차를 아이들과 함께 타보려 들렸는데 주말이고 그날따라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표가 매진이 되어서 결국 지난번 방문때 처럼 화성 열차를 타보지 못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더 다행스러웠던것이 열차를 탔다면 그저 보며 지나쳤을 화성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느낄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성벽을 따라 걸으며 성벽에 뚫린 총안으로 성밖의 잔디밭을 내려다 보며 이 성벽에 만약 적군이 몰려온다면 이 총안으로 활이나 총을 쏘았겠구나 하고 상상에 젖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보니 먼거리를 걸어보지는 못하고 연무대에서 출발하여 동북 공심돈, 동장대를 지나 동암문, 동북각루, 방화수류정까지 짧은 거리만을 둘러보았지만 곱게 물든 가을 단풍과 잔디밭, 방화수류장 아래의 용연 주변의 아름다움에 취했던것 같습니다.
열차 타자고 칭얼거리던 아이들도 두번이나 열차를 타지못해 살짝 실망했던 아내도 어느새 마음이 풀어져 즐겁게 성벽길을 따라 걸었던것 같습니다.
수원화성 성벽을 도는 화성 열차. 다음엔 꼭 타봐야겠습니다.
동암문
서북 각루
서북 각루의 총안으로 내다 본 풍경
용연 주변 공원은 연못 주변의 어디를 봐도 그림 같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 다음에 혼자서라도 한번쯤 들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연못 주변의 버드나무와 뒷편의 억새는 모델 출사를 나온 사진가들이 잠시 머무는 동안에도 몇몇 보일 정도로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장소인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해가 기울어 가는 성벽의 모습들도 참 좋았는데 사진 실력이 좋지 못하여 그 풍광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달해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어쩐지 쓸씀함을 느끼게 되던 벤치에서 쉬던 노인과 단풍나무가 있던 풍경
걷다가 발견한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조명들은 야간에 이곳을 온다면 더욱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이날 수원 화성 나들이를 하고 보니 수원에 산지 거의 4년째 인데 사는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성곽이 있는데 그저 열심히 멀리만 볼거리를 찾아 열심히 다녔던것이 우습기도 합니다. 혹시 서울 근교나 수원 근처에 살고 계시면서 아직도 수원 화성을 들려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을 들려 보실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밤에 오셔도 참 예쁜 야경을 보실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