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둘째도 어느샌가 공룡들 이름을 줄줄 외우는 단계에 왔습니다. 이미 첫째 아이도 공룡을 좋아라 하고 이름을 외우던 이런 시기가 있었는데 둘째는 아들이다 보니 좀 더 집착에 가깝게 공룡을 좋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주말에 가볼만한 공룡 관련해서 이런 저런 볼것이 있는 장소를 찾다보니 그나마 괜찮다는 평을 듣는 공룡공원이나 테마파크 등은 대부분 꽤나 먼 곳(고성?)에 있거나 의외로 가본이들의 평이 별로이거나 해서 적당한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리저리 찾다보니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공룡 좋아하는데 한번은 데려가 봐야겠다는 생각에 메모를 해 두었는데 이번 주말에 딸 아이와 엄마는 체험 학습을 가고 아들과 둘이 시간이 남아서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한번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경기도민인 저는 과거에 몇차례 겪었다 주말의 교통체증과 주차 전쟁에 서울에 갈때는 보통 차를 가져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이번에는 좀 실수를 한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갈아타고 마지막에 택시를 타니 생각보다 가는 길이 정말 멀고 힘듭니다. 그날따라 택시도 잘 잡히지 않아서 거의 2시간이 걸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갈때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로비, 가장 메인 전시물인 공룡뼈 모형
스크롤의 압박이 싫으신 분들을 위한 동영상
BGM-하하. 너는 내운명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은 서대문구 주변이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인 산 중턱에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박물관 입구에는 커다란 공룡모향 조형물과 공룡 미끄럼틀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참 재미있게 몇번을 타고 놉니다. 한번 타고 나면 계단을 열심히 뛰어 올라와야 해서 왕성한 아이들 체력 소모에 최상의 시설 입니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에 아들도 이것만 한 여섯번을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주변 아파트촌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가깝고 자주 찾아 종종 한나절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되어 줄것 같습니다.
이용 요금은 서대문 구민이라면 어린이나 어른 500원의 저렴한 요금으로 입장 할 수 있습니다. 저와 아들은 경기도민이니 어린이 2,000원 어른 6,000 원의 다소 비싼 입장료를 내야 했습니다.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의 운영 시간은 3~10월은 오전 10시 부터 17시 까지 이고 11월~2월은 오전 10시에서 16시까지 입니다. 단 주말과 공휴일은 1시간씩 연장 운영을 한다는 군요.
박물관에 입장하면 구글링 하면서 사진으로 보고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방문을 생각하게 한 박물관 로비에 있는 커다란 공룡뼈가 맞이해 줍니다. 아마도 박물관에서도 가장 메인인 전시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들도 이 녀석을 보고는 눈을 빛냅니다.
공룡외에도 거대한 물고기들의 뼈, 천장에 매달린 고래 모형, 익룡뼈 모형 등 로비에 장식된 커다란 스케일의 장식물들이 입을 떡 벌리게 합니다. 밖에서 본 규모에 비해서는 스케일이 큰 모형들이 요소요소에 잘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트리케라톱스의 머리뼈 모형 입니다. 한눈에 "트리케라톱스다!" 라고 알아보더군요.
공룡외에도 지구의 탄생부터 생물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관이 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무척 흥미로워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찬찬히 전시물들을 보고 싶었는데 아들은 공룡외에는 관심이 없어서 아쉽게도 대부분 그냥 지나쳐 버리는군요. 골고루 보고 학습이 되었으면 하는 건 역시 부모 욕심이겠지요.
공룡을 전시해둔 전시관에는 공룡모형과 공룡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들이 가장 흥미로워 한 공간 입니다. 다만 공룡만 생각하고 왔다면 공룡이 있는 전시관 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이다 보니 공룡도 전시테마 중의 일부분이라서 당연한 부분인데 아직까지 아들은 공룡 외에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공룡 전시관이 좀 더 크고 체험할 것도 더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었습니다.
그래도 전체 전시관 안에는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전시물들이 참 많습니다. 둘째 보다는 첫째와 같이 왔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2, 3학년이라면 좀 더 흥미로워 할 전시물 들이 많습니다. 갑자기 뉴욕 자연사 박물관을 무대로 한 박물관이 살아있다 영화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영화처럼 이 전시물들이 살아서 움직인다면....아수라장이 되겠군요.
아빠 한창 재미있어 지려는데 벌써 끝났어.jpg
3D 입체 영화를 10분 단위로 관람할 수 있는데 눈 앞에서 펼쳐지는 별과 지구의 생성 과정이 3D로 펼쳐져서 신기합니다. 역시 아쉬운 점은 상영시간이 5분으로 좀 짧다는 점 이랄까요?
화산활동을 가상 체험 할 수 있는 지질관을 지나오면 옥상 한켠에 작은 공룡 공원이 있습니다.
사실 공룡 모형도 3개 정도이고 아주 작은 공간인데 아이들은 그래도 이곳에서도 한참을 또 즐겁게 뛰어 놉니다.
스마트폰에 서대문자연사박물관AR 어플을 다운받아 두시면 박물관 로비와 몇 곳에 있는 QR코드를 찍어서 생생한 증강현실(AR)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로비에 있는 것 밖에 찾질 못 했습니다.
역시 아빠와 외출을 나오면 1차로 취득해야 할 목표물은 것은 집에 가기전에 들리는 선물샵에 있는 장난감 입니다. 이것 저것 따지는 것 많은 엄마와 달리 아빠는 적어도 1가지는 사준다는 것을 일찍 터득한 아들 입니다. "사실 별로 재미 없었는데 여길 가기 위해 재미있다고 해준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당당하게 선물샵으로 발길을 옮기는 아들 입니다.
무척 다행히도 아주 크고 비싼것이 아닌 아빠 용돈으로 충분히 충당 가능한 선물을 골랐습니다. 너 참 효자로구나....
관람하느라 배도 고팠으니 로비에 있는 커피숍에서 허니 브레드로 간식을 먹고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도 먹고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관람을 마쳤습니다.
개인적인 총평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전시물이 풍부하고 한번쯤은 주말 나들이 삼아 들려봐도 좋은 박물관 입니다. 대중 교통으로 접근하기에 편리한 위치는 아닙니다. 주차장은 그리 넓지는 않으나 대부분 인근에서 방문을 많이 하는 모양으로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 자리는 넉넉해 보였습니다.
다만 저처럼 경기도에서 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 온다면 오는 수고에 비하면 컨텐츠의 양이 조금 아쉽습니다. 관람뿐 아니라 체험행사나 놀이거리 같은 좀더 컨텐츠가 풍부해 진다면 좋겠습니다. 거의 2시간을 걸려서 왔는데 돌아보고 관람하는데는 약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로비에 있는 조형물들만으로도 아이들에게 무척 강한 인상을 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