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때였던가? 대학에서 동문회를 결성 했었는데(신설고이고 전 2회 졸업생) 남중, 남고로 이어져 내려온 비극의 모쏠 고리를 벗어 나고자 여대 여고 동문회와 조인트 동문회를 결성 했더랬습니다. (시커먼 고추끼리 무슨 MT고? 무슨 술이고? 커피냐고? 나 동문회 안해! 라는 어떤 1회 졸업생 선배의 절규에 공감하며...)
그러다가 2학년이 되어 후배들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아무도 기본 화장조차 하지 않았던 이 풋풋하던 여자 후배들은 한 학기가 지나자 하나 둘 화장을 하고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서툰 화장에 선배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하였던 이 친구들이 어느 순간 부터는 환골탈태(?) 하여 이전의 모습을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달라진 친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던걸로 기억 합니다.
어쩌면 사진의 보정도 화장과 아주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보정에 손을 대고 RAW를 만지기 시작하고 나니 도저히 더 이상 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을 보여주는것이 제 경우에는 더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 대부분 PC 하드에 잠자게 되어 실제로 나 밖에 볼 일이 없는 사진들 마저도 모두 보정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주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 입장을 밝히자면 사진 취미가 모두가 보정을 할 필요 없습니다. JPG로 충분히 만족하는 분도 있을 것이며 취미로써의 사진에서 보정 여부는 단지 본인의 선택이라는 입장입니다.
"누구 보여주려고 곱게 화장했냐"는 선배들의 놀림 섞인 물음에 "스스로를 위해 화장한다"라는 당찬 대답을 했던 이름도 이젠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저도 누군가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제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촬영한 모든 사진을 일일이 보정합니다.
제가 보정에 사용하는 도구는 90%가 어도비 라이트룸이고 10% 정도를 포토샵을 이용하는데, 사실 모든 사진을 한장 한장 보정하는 것은 엄청난 노가다 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다른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도 몇가지 라이트룸 프리셋이나 포토샵 액션을 만들어 두고 대개 일괄 적용을 시킵니다.
오늘은 포스팅에서는 보정으로 달라지는 사진 예시 몇장과 라이트룸 에서 일괄 보정 적용을 위해 자신만의 프리셋을 만드는 방법을 다루어 볼까 합니다.
추가로 불 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전 DSLR로는 사진을 찍기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2년 반 남짓) 보정을 시작 한지도 이제 2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라이트룸을 쓴지는 1년 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에 정식으로 사진을 배우거나 한것도 아니고 그냥 내 아이들이나 담는 아빠 사진사가 이리 저리 인터넷을 뒤져 보면서 사진 보정을 해보면서 익히다 보니 보정 실력이 뛰어 난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해당 글은 누군가에게 보정을 가르치려 하는 글이 아닙니다.
단지 오늘 포스팅에서 다루려는 부분은 어디 까지나 라이트룸 툴의 기능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부분 임을 미리 밝혀 둡니다.
아래의 예시는 라이트룸에서 RAW 원본과 보정 후 모습을 비교하는 기능을 그대로 캡쳐한 것 입니다.
위의 예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정이 꼭 색감이나 밝기만 이리저리 변화시키는 건 아닙니다. 요즘 라이트룸 같은 보정 툴들은 기능이 참 좋습니다.
렌즈의 왜곡이나 촬영 위치 때문에 뒤틀어진 공간이나 수직 수평도 쉽게 조정이 가능하고 오막삼(5D Mark III) RAW의 DR 폭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밝은 곳의 디테일을 살리고 어두운 곳의 밝기는 끌어올리는데 지장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워 요즘 신형이나 타사 카메라의 DR 폭이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보정들을 일일이 한장 한장해야 했다면? 지난 4월 말 일본 여행에서 2,000장의 사진을 찍어 왔는데 아마도 아직도 주말마다 장인 정신으로 한장 한장 보정하고 있어야 될 겁니다.
이런 노가다성 작업은 당연히 자동화 되어 있습니다. 제 경우에 우선 같은 곳에서 담은 사진은 한장을 일단 보정하고 일괄 적용 시키거나 미리 만들어둔 프리셋으로 전체 일괄 적용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풍경 용, 야외 인물용, 실내 인물용, 하늘 색 강조 등 처럼 각 상황에 맞는 프리셋을 제 입맛에 맞게 미리 만들어 두고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라이트룸의 장점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둔 무수히 많은 프리셋이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런데 제 입맛에 딱 맞는 프리셋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당연한 일이겠죠? 그런 프리셋은 설정을 참고만 하고 대부분 제 입맛대로 만들거나 조정한 프리셋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런 프리셋은 생각보다 무척 간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의 경우 아래와 같이 색온도나 밝기 노출차 등을 조정하고 노이즈 리덕션과 샤픈에 해당되는 수치들을 만져서 보정을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설정을 다른 사진에 일괄 적용으로 한번만 사용해도 좋지만 이후에도 비슷한 사진에는 동일한 보정 수치를 주어 보정을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아래 예시처럼 프리셋을 작성 하시면 됩니다.
설정에 여러 체크 박스가 있는 걸 보실 수 있는데 범용성을 생각해 꼭 필요한 항목들만 체크 하시기 바랍니다. 가끔 배포된 프리셋 중에는 사진 크롭이나 변환까지 전부 포함되어 있는 경우를 보는데 다양한 사진에 일괄 적용 하시려면 적절하게 핵심적인 부분만 체크를 하는게 좋습니다.
만들기를 누르면 프리셋 생성은 끝나고 Develop 모드에서 왼쪽 프리셋 선택 창에서 새로 생성된 프리셋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마도 라이트룸을 처음 접한다면 처음부터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리셋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일것 같습니다. 좀 더 쉬운 방법은 다양한 유/무료 프리셋을 경험해 보고 우선 그 수치들을 참고한 다음 자신만의 프리셋을 만드는 형태로 나아가는게 나만의 느낌을 찾아가는 또 한가지 방법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