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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 ETC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과 최근 케이블 드라마의 역습

드라마 카테고리는 예전에 만들어 두었으나 그 동안 너무 바쁘기도 하고 제대로 본 드라마가 없다보니 포스팅을 전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종영되고 폭풍이 지나간 드라마이긴 하지만 뒤늦게야 아내와 함께 본 케이블 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과 최근 볼만한 케이블 드라마를 한번 소개 해 보려 합니다.

 

혹시나 드라마를 보실 분들을 위해서 스토리 이야기나 스포일러는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상파 드라마에 꽤 오래전 부터 좀 질린듯 합니다. 그 구조와 소재가 이제는 너무 정형화 되었고 첫회를 보면 결말이 예상될 만큼 흥행 공식을 따라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 동안은 통칭 '미드'라 불리는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그 다양한 소재와 내용에 감탄하기도 했었지만 지나친 시즌제의 남발로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와 "또 다음 시즌이야?" 소리가 내 입에서 나올때쯤은 이른바 '미드'도 점점 보지 않게 되어 버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시간 여행소재를 좋아하는 저는 몇번째 시즌인지도 모를 영국 드라마 "닥터 후" 만은 아직도 모든 시즌을 보고 있습니다.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나인"은 얼마전에 종영한 tvn 케이블 채널에서 제작한 드라마 입니다. 시청자가 한정된 케이블에서 드라마가 성공하겠어? 라는 시선을 "응답하라 1997"이 깬 후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케이블 드라마들 중 하나 입니다.

이 드라마의 경우 가끔 IPTV 에서 소개가 나올때 마다 한국 드라마로는 드문 시간 여행이란 소재에 궁금증을 느끼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이미 진부할 수도 있는 너무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써먹은 소재니 만큼 보았다가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과 도저히 볼 시간이 나지 않아 시작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이 드라마 한번 보고 싶다는 애길 한번 했었는데 아내가 그걸 기억했었는지 어느 한가한 오전에 IPTV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6편까지를 먼저 보았습니다. 너무나 몰입해서 보았는지라 곧 저도 같이 보기 시작했고 7편부터는 유료결제라 잠시 멈칫했지만 도저히 뒤편의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여보 얼른 결제해!" 하고 유료 결제 비용을 아까워 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에 볼거리만 풍부해진 헐리우드 영화나 화려한 출연진과 아낌 없는 비용투자로 눈을 현혹시키는 드라마,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나 영화는 어디까지나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몰입되는 "스토리"가 살아 있는 영상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인지 흥행에 성공했던 "트랜스포머" 는 보면서 길고 화려한 전투장면에서 꾸벅꾸벅 졸았고 "스파이더맨" 등과 같이 "스토리"는 없지만 화려한 액션신과 볼거리는 풍부한 최근의 할리우드의 히트작들에는 도무지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조금 지루하다고 평하거나 관람평이 엇갈리던 "인셉션"이나 "루퍼", "스타트랙 더 비기닝"을 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루퍼"와 "스타트랙 더 비기닝"은 모두 시간여행과 그 인과율을 다룬 영화군요. 예를 든 3 영화 모두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는 공통점과 영화가 끝나고 나서 다양한 해석이 있기도 하다는 점이 재미 있습니다.  

 

나인은 제가 좋아하는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외에도 아내가 좋아할만한 애잔한 러브 라인도 있고, 또 가족의 이야기가 있고, 시간의 인과율에 의한 반전이 거의 매회 있으면서 남성들을 만족시킬만한 액션 장면도 어느정도 등장합니다. 이렇게 많은 요소를 욕심스럽게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 20편의 이 드라마는 탄탄한 구성과 얼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하고 참신하면서도 탄탄한 구성으로 시작했다가 점차 시간에 쫒기고, 인기를 얻으면 길게 늘어지거나 쪽 대본과 촉박한 방영 시간으로 점점 허술해지다가 마지막 회 갑자기 모든게 해소되며 한꺼번에 해피엔딩으로 끝내 버리는 기존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20화 마지막 까지 저와 제 아내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시나리오와 연출의 힘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연기남이란 별명을 얻은 박선우 역의 배우 이진욱, 시간 여행을 떠날때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 연기력을 칭찬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눈빛은 "인류애 눈빛"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제 아내도 푹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초반에 통통 튀고 귀여운 매력을 보이다가 후반에는 "아 보듬어 주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게끔 하는 배우 조윤희의 귀엽고도 애처로운 연기에는 제가 빠져 들었습니다. 과거를 바꾼 시간의 인과율로 더 이상 박선우의 연인 주민영이 아닌 박민영으로 바뀌는 순간은 "이 시나리오 정말 갑이다" 라고 저도 모르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폭풍 키스씬이 몇번 있었는데 몰입해서 보다 보니 아내와 제가 참 흐믓하게 보게 만드는 힘이 있더군요.  

 

한편 한편이 짜임성 있기는 쉬운 일이지만 그 각각의 한편의 짜임성이 결국 20화 전체를 관통하여 "아~" 하고 깨닫게 될때는 기분 좋은 짜릿한 전율을 만들어 내는것 같습니다.

 

또 나인에는 가족이 참 중요한 소재입니다. 주인공이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꾸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가족의 행복 때문 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의 내가 가족에게 행하는 일들이 20년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박선우의 형인 박정우역을 연기한 1992년의 서우진과 전노민씨, 두사람 모두 선량하면서 마음이 약한 캐릭터를 너무 잘 표현했고 특히 웃는듯 우는 전노민씨의 연기는 제게 강한 인상을 남길 만큼 최고 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드라마에 악역이 빠질 수 없습니다. 최진철과 박정우의 19화의 반전도 정말 생각조차 못했던 반전 이었습니다. 역시 정동환씨의 관록의 연기가 없었다면 이 드라마가 이만한 긴장감은 끝까지 가져가지 못했을것 같습니다.

 

보는 내내 제가 초기 재미있고 참신한 소재였던 "미드"를 처음 볼때의 느낌을 가졌던것 같습니다. 아마도 "케이블 드라마"라는 특성으로 지금까지의 지상파 드라마와 다른 형태와 제작 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볼만한 케이블 드라마들

 

아무래도 지상파의 드라마에 비해 제작 여건도 부족해 보이고 재미가 떨어지던 얼마 전까지의 케이블 드라마의 고정 관념을 깨고 케이블 드라마가 주목받고 지상파 드라마를 뛰어넘는 스케일의 드라마가 나오기 시작하게 된것은 바로 tvn의 "응답하라 1997" 작품 이후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 입니다.

 

 

부산을 무대로 1997년 그 시절과 현재를 오가며 흘러가는 스토리와 중간 중간 삽입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이야기, 히트곡들이 등장합니다. 비록 저 보다는 조금 제 뒷 세대인 30대 초반의 공감을 더 이끌어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 역시도 정말 그 시절의 추억이 돋게 만드는 드라마 였습니다.

 

혹 부산이 고향 이시라면 꼭 한번 볼 가치가 있습니다. 자신의 추억과 얽힌 장소들이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의 모습으로 재 등장 할지도 모릅니다.

 

 

요즘 tvn 이 좋은 드라마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푸른거탑"은 드라마라기 보다는 시트콤인데 오랜만에 배꼽 잡고 구르게 만드는 시트콤 입니다.

 

 

군생활을 해보지 않은 아내도 재미있게 보는걸 보니 여성분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시트콤 입니다. 요즘 예능 "진짜 사나이"와 함께 이른바 군대 이야기 열풍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OCN 채널이 제작한 더 바리러스란 작품입니다. 역시 소재가 영화나 "미드"에서나 접하던 소재이지요.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던 범상치 않은 소재와 총 10 부작 라는 비교적 짧은 편성으로 깔끔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아직 시청을 해보진 않았지만 반응을 보면 미묘한 종결로 시즌2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나인" 다음 아내와 같이 시청할 예정인 드라마 입니다.

 

 

필자는 역사물을 좋아하다 보니 사극도 좋아하지만 최근 지상파의 트랜드인 판타지 사극은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필자가 좋아하는 선 굵은 사극도 요즘은 지상파에서 케이블이나 종편으로 옮겨 갔나 봅니다.

 

대 놓고 여인들의 암투을 그린다고 표방한 jtbc의 "궁중 잔혹사 -꽃들의 전쟁-" 입니다. 현재(2013년 5월)도 방영중 입니다.

 

 

가끔 간간이 틈날때 보았는데 김현주씨의 연기가 소름 돋습니다.

 

 

전통적인 사극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보실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배경인 인조에 대한 이야기는 왕이야기에서 한번 다뤄야 겠군요 ^^

 

 

마지막으로 최근 방영중인 tvn, mnet 두 채널에서 방영 중인 몬스타 입니다.

 

 

이 드라마는 현재 방영중 입니다.(2013년 5월) 음악 드라마를 표방해서 노래하는 씬이 참 많은데 여 주인공이 노래할때의 독특한 음색에 빠져들었습니다. 실제 본인 목소리인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특이하게 시청자 참여를 통해 신청한 곡들이 드라마에 삽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주인공 민세아 역의 하연수(1990년생)씨 이른바 흔히 말하는 표준 성형얼굴(?)이 아닌 독특한 외모가 시선을 끕니다. 마치 제 딸 같이 귀엽네요 ㅎㅎ (죄송 합니다. ^^;;)

 

 

"나인"을 보고 나서 돌아보니 요즘 제가 재미있다고 느낀 드라마들이 모두 케이블이나 종편의 드라마군요. 이런 드라마들이 선전해서 최근에 어느 정도 특정 공식에 안주해 있는 지상파 드라마들에게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디션 프로가 케이블에서 시작하여 지상파까지 퍼져나갔듯 아마도 이런 케이블 드라마들의 성공은 개인적으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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