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가을이 없이 겨울이 바로 와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10월인데도 기온이 훅 떨어졌습니다.
올해는 정말 코로나라는 단어를 빼면 따로 할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이 많이 달라진 한 해인 것 같습니다. 여행 좋아하는 우리 가족도 거의 대부분의 기간을 집에서 보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을이 이대로 가버리는 게 아쉬워서 좀 거리가 있지만 아내와 막내와 함께 서호공원을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서호천을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 거리여서 운동 겸 제대로 된 산책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길어야 40분 정도 걷는 시간을 계획했는데 제 걸음 기준이다 보니 아내와 막내와 함께 가니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덕분에 올 때는 택시를 탔습니다.
서호 공원까지 산책을 하고 운동을 했으니 나름 서호 공원의 맛집인 비아이빈(BI BEAN)에 들려 식사도 하기로 했습니다.
BI Bean 프라운 로제 파스타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인지 수량도 많고 물도 많이 맑아진 서호천을 따라서 기분 좋은 서늘한... 사실 뚝 떨어진 기온으로 살짝 추울 수도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걸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서호 공원까지 이어지는 서호천은 약 4km 남짓 되는 생각보다 꽤 긴 거리입니다. 주변에 아파트들에 생태 공원 역할도 해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오리와 철새들이 정말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서호천이 흘러드는 서호는 원래 조선 정조 때 수원 화성을 쌓으면서 만든 저수지인 수원축만제 [水原祝萬堤]가 원래의 이름입니다. 수원 화성의 서쪽에 있어서 서호로 불리는데 현재는 주변을 둘러서 서호 공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래 수원성의 동서남북에는 네 개의 호수를 만들었는데 북쪽의 북지는 수원성 북문에 위치하고 일명 만석거 [萬石渠]로 불립니다.
링크 : 가을의 마지막 흔적, 수원 만석공원의 늦은 가을 풍경
남쪽의 남지는 만년제[萬年堤]라는 제방으로 현릉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지는 지동에 있었다는 문헌의 기록은 있는데 현재는 형체를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링크 : 수원 지동 벽화마을 스탬프 투어
그냥 동네 공원인 줄만 알았는데 서호, 즉 축만제는 2016년 ICID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예상보다는 오래 걸었지만 서호천이 흘러드는 서호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후 가을 햇살이 가득한 서호 공원에서 배드민턴도 쳤고요.
아래 몇 장은 올해 5월에 들렸던 서호 공원의 모습입니다. 사실 그때는 날씨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서호 공원의 전경을 보여드리고자 첨부해 봅니다.
봄은 봄대로 초록과 꽃이 가득하고 가을은 또 나름의 가을 정취가 있는 서호 공원입니다.
이 서호 공원 바로 옆에는 웨딩 컨벤션이 있는데 1층 한견에 있는 BI Bean(비아이빈)은 카페 겸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입니다.
경치가 좋은 서호 공원 바로 가까이에 있어서 사람들이 호수를 찾으면 여기서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파스타와 피자, 볶음밥 등이 주 메뉴인데 커피와 함께 맛도 괜찮은 편입니다. 식사를 주문하면 디저트로 커피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내부 공간과 날씨가 좋을 때는 외부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아주 특별하지는 않지만 호수에서 땀을 흘리고 나서 들어오면 꽤 아늑한 느낌을 줍니다.
막내를 위한 함박스테이크 입니다. 모양도 이쁘고 치즈가 얹혀있어서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꽤 괜찮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매운맛이 살짝 부족해서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통통한 새우가 충분히 들어 있어서 그 부족함이 채워지는듯합니다.
프라운 로제 파스타
아내와 막내가 함께 먹은 프라운 로제 파스타, 새우 파스타라고 할 정도로 새우가 많이 들어있어서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특히 막내가 만족해한 서비스인 아이스크림 후식도 저도 막내에게 한 수저를 얻어먹어보았는데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한 단맛이라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서호 공원에 나오는 출구에는 수원성 교회가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볼 때마다 서호천에 비친 교회의 모습이 무척 이국적입니다.
교회 앞 길은 원래 가을에는 단풍이 참 예쁜 길이라 식사 후에 걸으면 좋은데 올해는 날이 빨리 추워지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이미 낙엽이 다 떨어져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조금 빨리 추워졌지만 요즘같이 화창한 가을날 가까이 계신다면 서호공원 산책과 BI Bean에서 커피 한 잔이나 맛있는 식사를 하는 주말 산책 코스로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