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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 ETC

이역만리 이라크의 소녀와의 대화

최근 며칠간 몸이 아프고 난 후 만사가 귀찮아서 블로그를 조금 쉬었습니다. 포스팅 할 거리는 많은데 컴퓨터 앞에 앉을 엄두가 도무지 나질 않았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 며칠 사이에 참 흥미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을 시작하면서 가끔 외국인들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은 높은(?) 언어의 장벽 때문에 무시하고 마는데 이 외국인은 독특하게 한국어로 인사를 했습니다. 호기심에 저도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스스로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하는 이 외국인은 아주 잘하지는 않았지만 몇 마디 한국말로 말을 건네기도 하였고 영어도 잘 하더군요.


저야 대화중에 보이시겠지만 대한민국 대표 영어 무식자로 국적 불명의 엉터리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했습니다. 뭐 엉터리 영어라도 뜻은 통 하더라구요

 

 

제 한국어 대화체가 어색한것은 아마도 번역기를 이용하는듯 해서 나름 번역기가 번역하기 좋도록 의식해서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라크의 상태를 아느냐는 질문으로 부터 시작한 대화는 딸아이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페이스북에 딸아이 사진이 너무 이쁘다는 칭찬에 헤벌쭉된 바보 아빠의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딸아이의 이름과 영어 이름도 알려주고 서로 이름도 알려주면서 전형적인 외국인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는 Sadan  이라는 이라크인의 이야기에 최근에 중동의 역사를 읽으며 이라크가 중동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사적 위상을 알게되어서 이라크의 역사를 존중 한다는 이야기등을 주고 받았고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는 이라크 사람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해서 결혼했냐고 물어봤는데 세상에나 16살이라는 나이를 이야기 합니다.

 

 

40대가 되면 사실 자녀가 10대가 되기 전까지는 10대들과 이야기할 일이나 기회가 없다고나 할까요 그것도 이역만리 이라크의 16살 10대 라니요?

 

 

당차고 외국인에게도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서 전 이때 까지만 해도 참 용감한 소년(Boy)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여성 한국 연예인 사진도 많았고 아무래도 번역기의 말투가 남성스러웠거든요.

이 한번의 대화로 그칠줄 알았는데 사단(Sadan)은 다음날도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다가 알게되었는데 Sadan은 발레를 좋아하는 소녀(Girl) 였습니다. Sadan 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가정과 신에게 봉사한다라는 의미라는 군요.

 

 

그녀는 발레와 한국. 한국 연예인과 KPOP을  무척 좋아하는 이라크 소녀였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제 딸아이 사진을 너무 귀여워 해서 자연스럽게 제 딸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갈수 있었습니다.

 

 

이라크와 한국은 6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는데 그녀는 학생으로 주로 말을 거는 시간은 아마도 점심시간인듯 합니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듯 합니다. 문법 무시 그저 단어만 나열하는 제 영어에 비하면 모국어 만큼 영어를 하는 느낌 입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하고 현재 학업을 마치면 한국에 와서 공부(?) 또는 일을 하겠다고 하는 그녀. 그래서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그녀의 꿈이 꼭 이루어지고 좋은 결실과 인생의 즐거운 경험이 되길 빌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란 이라크 전쟁, 1, 2차 걸프전과 최근의 내전 등으로 수십년째 전쟁이 이어져 이라크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지만 이라크의 수도는 한번쯤 들어 보셨을 바로 그 "바그다드" 입니다. 


아마도 천일야화나 어릴적 신밧드의 모험이나 알라딘의 램프의 요정 이야기를 접해 보았다면 아랍 문명의 신비한 이야기들의 중심이 되는 칼리프가 머물렀던 바그다드의 이름을 들어 보셨을것 같습니다. 유럽에서 그리스나 로마,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같은 중동에서 문명과 문화의 중심이 되었던 지역이 바로 바그다드가 있는 이라크 입니다. 


혹여 그녀가 한국에 왔을때 일부 무지하고 몰지각한 한국인들에게 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편견으로 상처 받지는 않기를 바랄뿐 입니다. 알게 모르게 한국은 백인 이외에는 차별 당하기 쉬운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이역만리 이라크에서 용기있게 말을 걸어온 소녀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즉시 사진을 주고 받을수 있다는 것은 제가 16세때를 생각 해보니 경이로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IT와 인터넷의 발전은 정말로 놀랍고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얼마전 소개한 LINE의 실시간 번역 기능을 생각해 보면 외국인과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게되는 날이 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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