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언급한 적이 한번 있는데 종종 아내는 제가 전생에 한국에 와서 살다 죽은 선교사나 외국인 이었을거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지만 내 나이대의 남성 치고는 종종 서양풍의 음식(이라기 보다는 그 풍의)을 즐기는 취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음식을 요리하는 재주는 없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에 대해서는 맛의 포인트를 잘 잡아낸다는 아내의 칭찬을 받고 있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라면 같은 음식을 끓여다 바치게 만들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닌가 조금씩 의심하고 있습니다.
주말 아침은 참 밥차려 먹기가 귀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아빠들이 손 쉽게 만들수 있는 국적 불명의 주말 아침 식사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주의해서 보셔야 합니다. 글쓴이는 지금까지 직접 만든 음식 만들기 같은것 한번도 소개한적 없는 대한민국 표준(?) 중년 남성 입니다.
사실 이것 역시 인스턴트 음식 만들기의 연장선 입니다. 그냥 있는것들을 올려놓기만 하면 되거든요. 이것은 음식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라면 말고는 음식을 해 본적이 없는 남자라는 점을 감안해서 일반적인 기준보다 낮추어서 봐 주시길 바랍니다.
네 보시다 시피 엉성한 비주얼 입니다. 달걀 후라이 하나 굽고 아질산염 무첨가 소시지 구운게 답니다. 사과하나 깍고 자른 바게뜨 빵도 얹었지요. 이래뵈도 단백질과 탄수화물, 식이 섬유가 모두 있는 아침 식사 입니다. 여기에 아침에 내린 드립커피와 딸기잼을 바게뜨 빵에 발라주면 준비 끝입니다.
비주얼은 보잘것 없지만 아이들도 잘 먹고 아이 엄마도 잘 먹으니 그럭저럭 괜찮은 아침이었다고 생각합니다.(저만 괜찮았을지도)
음 사실 이렇게 제대로 된 요리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것을 블로그에 올렸냐고 물으신다면 종종 블친들의 블로그나 요리 잘하시는 남자분들의 요리를 보면서 감탄만 하거나 요리 한가지 정도는 배워야 하나 생각중이신 딱 저 같은 아빠들을 위해서 입니다. 굳이 제대로 된 요리가 아니라도 저 처럼 요리에 재능이 없는 아빠들도 일요일 아침밥 차릴수 있다는 희망을(응?) 주기 위해서 입니다.
오히려 이런 엉성하고 서툰 음식이라서 잠에서 깨어난 아내가 피식 웃으며 SNS를 통해서 "이런걸 아침이라고..." 하면서 남편 흉 보는듯 살짝 자랑질 할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아니면 진짜 흉 본걸까?)
그래도 밥투정 많이 하는 막내도 은근 입맛 까다로운 딸아이도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바게뜨빵은 빵집에서 소시지는 마트에서 달걀과 잼, 사과는 냉장고 안에서 조달하였습니다. 웰빙 같으면서도 인스턴트 같은 주말 아침식사. 저 처럼 허술하게 하지마시고 좀더 신경써서 이쁨 받는 아빠들이 되시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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