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누락으로 인한 2013년 글 재 발행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많은 유아 애니메이션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목이 터져라 우는 아이를 도무지 달래지 못할때 또는 달래줄 여건에 있지 못할때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속에 급하게 스마트폰으로 뽀로로를 찾곤 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런 애니메이션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처음에 아무 생각이 없이 보여주던 이 유아 애니메이션들이 대부분 국산이거나 한국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합작 형태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는데다가 공주이야기에 푹 빠져 조금 덜 보는 첫째와 달리 이제는 둘째 녀석이 본격적으로 유아 애니메이션을 종종 보여 달라고 떼를 쓰곤 합니다. IPTV를 통해서 언제든지 다시보기가 가능해진것, 스마트폰을 통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된 것 역시 큰 변화 입니다.
우리집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아 애니메이션 들
둘째 녀석의 로보카 폴리 캐릭터 장난감, 가장 좋아하던 로이와 헬리는 워낙 처참한 모습이 되었는지라 자체 심의 처리
거기다 집안의 장난감들도 이제 보니 국산 애니메이션 케릭터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뽀로로 케릭터를 이용한 완구들
딸 가진 아빠들이라면 모두 알듯한 치링치링 치리링 시크릿쥬쥬 케릭터 완구
둘째 아들은 폴리와 타요 같이 자동차가 나오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요즘 저희 딸이 최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로 치링치링 치리링~ 시크릿쥬쥬 입니다. 이건 딸 가진 다른집도 마찬가지 인 모양입니다. 시크릿쥬쥬는 유튜브 UCC 행사도 있었기에 유튜브에서 아래와 같은 영상 찾아보기가 쉬운 편이지요. 우리 딸아이도 이 정도는 추는데 아쉽게도 촬영해둔게 없어서 귀여운 다른집 아이들 동영상 올려 봅니다.
귀엽습니다. ^^
어떻게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유아 애니메이션이란 장르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했고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대 아이들과 같이볼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TV에서 방영 해주는 경우에야 보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기에는 유아들이 보기에는 조금 눈 높이가 다른 마징가Z, 명절 이면 어김 없이 TV에서 보여주던 태권V와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등으로 대표 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 요술 공주 밍키 같은 일본이나 해외 애니메이션들이 안방을 점령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완구 역시도 모두 외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라이선스 같은 개념없이 마구 잡이로 존재했던 암흑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나마 요즘의 유아 애니메이션 장르에 가까운 애니메이션들을 볼 수 있었던것 바로 뽀뽀뽀 라는 유치원 프로였습니다. 이 방송 중간중간에 볼수 있던 짧은 애니메이션들이 그나마 현재의 유아 애니메이션 장르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당시에 딩동댕 유치원이나 모여라 꿈동산 같은 프로들도 있었군요.
안타깝게도 이 뽀뽀뽀는 올 여름 7754회를 끝으로 폐지되어 32년이나 된 이 장수 프로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새는것 같지만 저는 1대 뽀미 언니 왕영은씨의 세대 입니다. 지금도 뽀뽀뽀 하면 왕영은씨가 생각납니다. 뽀뽀뽀 노래는 당시에는 누구나 아는 노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최근의 이런 웹툰도 이제 몇년이 더 지나면 공감하고 웃을 사람들이 사라지겠군요,
혹시 불편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죄송합니다. ^^;;;
본격적인 국산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연것은 역시 뽀통령, 뽀로로가 아닌가 합니다.
1박2일에서 강호동이 자신의 아들이 뽀로로만 틀어주면 울음을 그친다고 했던 방송이 기억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뽀로로가 뽀통령으로 집권한지 이제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 대박 애니메이션의 성과가 놀랍습니다. 국내의 대박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로 수출된 진정한 한류 케릭터라고 할까요?
뽀로로는 여러가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전세계 100개국 이상 수출(일본도 100개국 이상 수출한 캐릭터가 별로 없다고 함)
2. 로열티만 매년 100억 이상
3. 수출된 나라에서 아동 시청 점유율 거의 1위, 프랑스 방송에서는 57%로 동시간대 1위 기록
4. 위클리 경향에 의하면 연봉 120억 이적료 3600억(브랜드 가치)이라는 세계적 유명인사
5. 라이센스 계약 1000여종 이상
6. 영업이익율 27%를 낸 고부가가치 사업
7. 누적 매출 8300억
8. 알자지라에서도 방영
9. 한국에서 DVD판매 소녀시대를 누름
10. 우정사업본부에서 2011년 뽀로로우표 발행
11. 김연아, 배용준과 함께 현 한국방문의 해 대표홍보대사(2012년까지)
이처럼 엄청난 존재인 뽀로로의 영향 때문인지 이후부터 국내에서 수많은 유아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2010년대를 전후하여 속속 등장하였습니다.
큰 딸이 동화책으로 먼저 접한 구름빵은 독특한 평면의 그림체와 구름으로 빵을 만들고 그 빵을 먹으면 날 수 있다는 설정이 동심과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애니메이션이었던것 같습니다. 2009년도 KBS에서 첫 방영한 이 작품은 이후 전세계 10여개 국가에 수출되었고 현재는 강원도에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둘째 아들은 요즘 버스만 보면 "타요"라고 소리칩니다. 서울의 색상별 버스들을 케릭터화한 이 애니메이션은 아시아 여러국가에 수출되었으며 케릭터가 서울시 교통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하였습니다. 얼마전까지 우리집에서는 절대적인 시청율을 자랑하는 프로였습니다. 덕분에 저도 거의 모든 시즌의 스토리를 꿰고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어린시절에는 딱따구리라는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끈적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몸개그나 번번히 골탕을 먹는 케릭터가 등장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웃음을 주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톰과 제리나 도널드 덕 같이 매번 골탕먹는 케릭터가 등장하는 슬랩스틱 장르의 애니메이션 이었습니다.
이러한 계보를 이어가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바로 성인들 조차도 웃음에 빠뜨려 전 시즌을 찾아보게 만드는 폐인을 양산한 "라바" 입니다.
약 90초 분량으로 대사 없이 상황과 몸짓만으로 웃음을 주는 이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나라별 문화나 정서와 같은 장벽을 쉽게 뛰어넘어 이미 세계 40개국에 수출된 글로벌 애니메이션 입니다. 라바는 내년 2월에 열리는 국제 에미상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국제 에미상은 1년간 가장 우수한 업적을 이룩한 TV프로그램에 대해 시상하는 것으로 영화 부문의 아카데미상에 견줄 만큼 그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는 상입니다. 앞서 라바는 지난 6월 아시아 최대 TV 축제인 상하이 TV페스티벌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싸이뿐 아니라 올해 라바 역시 해외에서는 그 위상을 높여가는 한해였지만 상대적으로 아이가 있는 부모이거나 라바 폐인이 아니라면 아마 잘 몰랐을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빼꼼 역시 슬랩스틱계보를 잇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세계 80여개국에 수출된 이제는 글로벌 애니메이션 이름을 붙여야 할 애니메이션 입니다. 우리집에서는 딸 아이가 시크릿쥬쥬 다음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입니다. 역시 슬랩스틱은 연령과 국경을 뛰어넘는 웃음 코드인가 봅니다.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라 딸과 함께 서로를 툭탁 때리며 보았던 프로입니다. 엄마을 닮아서 딸도 너무 웃기면 사람을 때리는 군요 ^^;;
내용적으로도 정말 유익한 애니메이션들이 많은데 "미술탐험대"와 같은 경우는 세계의 명화와 미술 작품들을 에피소드마다 소개하고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달해 주어서 저같이 미술쪽에 교양이 부족한 부모들도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프랑스등 53개국에 수출된 아이쿠 역시 내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해 주는 애니메이션 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무리 "위험해", "하지마" 해도 아이들은 그 이유를 잘 모르고 반복하기 마련인데 이 애니메이션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안전한 습관과 왜 해서는 안되는 일인지를 알려 줍니다.
캐니멀의 경우는 3D 제작(VOOZ CLUB)은 한국에서 시나리오와 음악을 영국의 아드만 스튜디오에서 제작하여 2009년 미국 워너브라더스와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아예 처음 부터 해외에서 먼저 방영을 시작한 작품입니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제작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니멀은 올 가을부터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캐니멀 애니메이션이 방영이 확정되었고, 2012년 하반기에는 중국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개봉할 예정입니다. 그야말로 캐니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실적들인데, 귀여운 케릭터의 상품성도 주목 받는 애니메이션 입니다.
둘째 녀석이 요즘 꽂혀 있는 "로보카 폴리"의 경우도 로이비쥬얼이란 회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입니다. 로이비쥬얼은 지난 1998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이동우 대표를 주축으로 한 5명이 홍익대 인근 옥탑방에서 시작한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사인데. 이 작품은 뽀로로 제작사로 유명한 아이코닉스와 제작에 함께 제작하였으며. 치로와 친구들이라는 이 회사의 다른 애니메이션도 일본 NHK에서 방영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2011년도 부터 방영한 이 애니메이션은 이미 유럽과 일본 중국등과 상품개발을 하고 있으며 중동으로도 진출할 예정 입니다. 2014년에는 로보카 폴리 극장판도 개봉한다는 계획이라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는 위의 처음의 사진에서도 보셨겠지만 아이들 완구코너에서 케릭터들이 빠지지 않고 보일 정도 입니다.
이외에도 성공한 애니메이션으로 냉장고 나라 코코몽, 눈보리, 브루미즈, 피들리팜 등... 너무 많아서 다 소개를 하자면 지면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서 생략할 수 밖에 없음이 아쉽습니다.
이처럼 제가 어린 시절에는 한국에서 만들었다던 애니메이션들은 실상은 단순한 하청 작업만 수행한 것들로 전혀 한국적인 것을 가지지도 못했고 우리만의 케릭터도 가지지 못한 시절이었습니다. 더구나 유아를 위한 애니메이션이란 존재조차 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거의 존재하지도 않았던 불모지에 가깝던 유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애니메이션을 수출하고 케릭터를 라이선싱하는 요즘의 모습은 제 어린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이며 이 잘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성과들을 일구어낸 관련 업계에서 고생하며 끝까지 노력한 스타트업과 종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특히나 이런 부분에서 EBS나 진흥원의 경우는 중점적으로 이러한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육성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하니 최근의 게임업계가 겪고 있는 이야기들이 떠오르기도 하군요.
이 애니메이션과 케릭터 시장은 이제 스마트폰이라 기기를 만나 더욱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플레이 스토어에서 가볍게 뒤져만 봐도 많은 앱들이 나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라바의 경우는 중국으로 진출하여 모바일 게임으로도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는 이미 이러한 캐릭터들을 이용한 앱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의 이러한 앱 사용에는 시간적인 제약을 두고 통제하려는 노력도 따라야 하는것 같습니다.
이처럼 세계의 유아 콘텐츠 시장을 신 한류로 휩쓸고 있는 한국의 유아 애니메이션과 케릭터들에 응원을 보냅니다. 다만 이 시장이 발전되고 먹을것이 많아지면 또 다시 아이들의 TV 중독 같은 이야기들을 누군가 들고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살짝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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